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 발표에 대한 전교조 및 사회적교육위원회의 입장

8월 3일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회가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같은 날 전교조가 논평했다.
이날 공론화 위원회 결과는 '수능 상대평가 유지-수능과 학생부 전형의 균형 유지'를 핵심으로 한 의제 1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수능과 학생부 전형의 대학 자율 결정'을 규정한 의제 2가 오차범위안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하여 전교조는 논평을 내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교육개혁의 핵심 과제”이며, “공론화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부가 책임지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 발표에 대한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이하, 사회적교육위원회)’ 역시 입장문을 발표하고, “대입제도특위는 수능을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과 학생부전형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교육위원회는 2017년 4월 5일(수) 출범한 진보적인 교육운동단체들의 연대체로, 현재 4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교육체제수립을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 참가 단체 (44개)

〔학생 단체〕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원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전국사범대학생연합, 전국학생행진,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청소년인권연대(준), 한국대학생연합
〔학부모 단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교직원 단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공공운수노조교육공무직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교육청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학본부,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교육시민사회단체〕 교육공동체 징검다리, 교육노동운동의전망을찾는사람들, 교육재정국민운동본부, 교육희망네트워크, 노동자연대, 다른교육은가능하다, 문화연대, 미래교육포럼, 민주적사립학교법개정과부패사학척결을위한국민운동본부, 사회진보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학생위원회, 서울대법인화반대공동대책위원회,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장애인교육권연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진보교육연구소,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 국민연대, 평등노동자회,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희망먹거리네트워크 

논평전문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 발표에 대하여>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교육개혁의 핵심 과제
공은 다시 정부로 넘어가
정부가 책임지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해야
공론화 만능주의에서도 벗어나야

1. 오늘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회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능 전형 확대를 기조로 하는 의제 1이 1위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을 기조로 하는 의제 2가 2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1위와 2위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2. 전교조는 대입제도 공론화 과정 자체에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누누이 지적해왔다. 공론화를 추진하는 목적 자체가 교육개혁이나 민주적 참여 강화에 있다기보다는 공론화라는 절차를 통해 정부의 부담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교육부는 ‘왜 대입제도를 개편해야 하는가’에 대한 어떠한 방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모든 결정을 일반 시민참여단에게 떠넘겨버렸다. 이는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다.

3. 공론화 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공론화 주제는 일반 시민참여단이 숙의하기에 적합한, 좀 더 보편적인 주제여야 했다. 이를테면 ‘현재 학교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 아이들과 사회의 미래를 위해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대입제도 개편의 기본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등이 공론화 주제로 바람직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의 주제는 수능 출제 방식, 각 전형 간의 비율,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와 같이 매우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주제로 한정되고 말았다. 수년 간 입시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현장교사들도 판단하기 힘든 것들을 공론화의 바다에 띄어놓았던 것이다. 따라서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은 교육 전반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대입제도 문제를 바라볼 기회도 없이 곧바로 학생 선발의 기술적인 과정에만 매달려야 했다.

4. 시민참여단에게 제시된 의제들의 설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수능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의제는 하나인 반면, 수능상대평가를 주장하는 의제는 세 개였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민참여단은 편중된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었다.

5. 이와 같이 불합리하고 편향된 조건에서도 시민참여단은 수능 상대평가 유지-수능전형 확대(의제1)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학생부 중심 전형 확대(의제2)에 대하여 거의 같은 비율로 지지하였다. 이로써 공은 다시 정부로 넘어가게 되었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무책임한 모습을 반성하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을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 수능 절대평가는 교육개혁의 핵심 과제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여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교육의 혁신을 확대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 가능하는게 하려면,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화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6.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회의 보도자료에 나타난 공론화위원회 설문조사 결과 해석에는 매우 큰 위험성이 존재한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로 즉시 전환을 요구하는 의제 2에 대한 지지가 50%에 가까움에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장기적 과제로 미루려는 의도를 은연중에 내보이고 있다. 만약 수능 상대평가 제도가 유지되면서 수능 전형이 확대된다면, 한국의 학교교육은 지금보다 더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 수능 사교육이 더욱 번성할 것이며, 수능준비교육이 더욱 강화됨에 따라 그 동안 축적되어 온 학교혁신의 성과마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주입식 수업과 암기-문제풀이 학습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교육이 불가능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7. 우리는 지금 한국교육이 전진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가 결정되는 엄중한 순간을 맞고 있다. 이에 정부와 교육부는 책임을 회피하는 기존의 태도에서 벗어나 교육과 사회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8. 또한 정부는 공론화 만능주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학생부 정책숙려, 대입제도 공론화, 핵발전 공론화 등에서 이미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일반 시민들이 숙의하기에 적합한 주제인지 아닌지 신중하게 판단하지도 않고, 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안을 공론화 과정에 떠넘기고 보는 태도가 이후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김영란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의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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