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강제징용과 ‘위안부’ 죄행 사죄가 먼저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9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제7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언론 발표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일본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언급한다. 

특히 납치 문제 해결을 평생의 과업이라 공언해 온 아베 총리는 대북관계 1순위로 납치문제를 꼽고 있다. 

반면 북한(조선)은 일본인 납치문제는 지난 2002년에 이미 해결된 문제로 아베 총리가 생떼를 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인 납치문제란? 1980년대까지 일본인 17명이 납북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따라 2002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5명은 일본으로 임시 귀국했고, 8명은 사망했으며, 4명은 북한(조선)에 입국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사건이다. 

일본은 8명 사망여부에 대해 사망진단서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실종된 4명은 북한(조선)에서 납치했다고 우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17일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일본이)랍치문제를 여론화하여 피해자로 둔갑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랍치문제를 과거청산을 회피하는 방패로,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재침의 정치적 구호로 써먹자는 것이다”라며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납치’로 말하면 일본이야말로 납치범죄의 온상이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수많은 조선인들을 유괴, 납치, 강제연행했다. 

일제는 고종황제의 아들 영친왕과 딸 덕혜옹주 납치를 시작으로 수십년간 20여만 명을 일본군 성노예로 끌고가 고통과 죽음을 강요했다. 

당시 일제는 깊은 밤 농가를 습격해 여성들을 잡아갔으며 대낮에 자동차로 논밭에서 일하거나 길가던 여성, 우물가에서 빨래하던 여성을 짐짝처럼 싣고 달아났다. 20살 안팎의 여성은 물론 어머니의 치마폭에 숨어 있거나 집 마당에서 소꿉놀이하던 어린 소녀들, 아기 어머니와 결혼식을 앞둔 약혼녀까지 끌어갔다. 일제는 납치해간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만들고 패망이 가까워지자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잔인한 방법으로 학살했다. 

일제는 중일전쟁을 도발한 뒤 84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연행해 침략전쟁의 총알받이와 강제징용 노예노동에 내모는 최악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아베 총리는 고장난 LP판처럼 납치문제를 되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과거 죄행부터 인정하고 뉘우치고 사죄해야 한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