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민주노총 “문재인 정부 이중성 비난받아 마땅” 규탄 성명

오늘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는 ‘6.15민족공동위원회 남북해외위원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을 신청한 20명의 6.15남측위원회 대표단 가운데 15명만이 20일 아침 심양을 거쳐 평양으로 향했다. 통일부가 노동, 여성, 민족단체, 범민련 대표 등 5명을 선별 불허한 탓이다. 

통일부는 방북불허 명단을 통보하면서 명확한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재량권’이라고만 강변했다. 민플러스가 통일부 대변인실에 직접 확인한 결과도 마찬가지. 대변인실 관계자는 “방북 목적, 행사성격, 관계기관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는 공허한 소리만 되풀이했다. 

▲ 사진 : 뉴시스

납득할 수 없는 방북불허 통보에 6.15남측위는 방북에 앞서 지난 19일 규탄성명을 냈다. 6.15남측위는 성명에서 “남북해외위원장회의는 각계 민간교류에 대해 논의하는 장으로, 6.15남측위는 판문점선언 이후 각계의 교류협력 확대를 비롯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노동·농민·청년학생·여성 등 분야별 대표들과 시민사회·종교·민족·진보 등 각계 대표를 망라한 20여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정부에 방북신청을 했다”고 경위를 밝히곤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민간교류 역시 대승적인 승인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부는 상당수 대표단에 대해 불허 입장을 전하면서 사유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방북에서 배제한 여성, 노동, 민족단체 대표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남북 공동행사 참가 등을 위해 방북한 바 있는 대표들로, 이번 불허조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 

6.15남측위는 “합리적 사유조차 밝히지 못하는 ‘재량권’은 촛불항쟁을 통해 엄정하게 배격된 전임 정권의 무원칙하고 불합리한 정책집행 관행의 재판에 다름 아니며, 적폐정권의 행태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하곤 “정부의 부당한 선별배제 조치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판문점선언 전면 역행 조치”… 문재인정부 이중성 규탄

방북 신청 명단엔 노동부문을 대표해 총 3명(민주노총 1명, 한국노총 2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통일부는 한국노총 대표단의 방북은 허가한 반면, 민주노총 엄미경 통일위원장의 방북은 불허했다. 엄 위원장은 지난 박근혜 정권 때도 민주노총 통일국장으로 수차례 남북해외 실무회의에 참가한 것은 물론, 지난 2015년 10월엔 평양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참가하는 등 방북에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인사다. 

민주노총 역시 성명을 내고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을 비롯해 5명의 대표단에 일방적으로 방북불허를 통보한 것은 ▲4.27 판문점선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조치 ▲자주적 민간교류를 정부가 통제하려는 의도 ▲특히 민주노총 대표를 배제한 것은 자주적 노동자교류를 노골적으로 차단하려는 음모”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민간부문의 자주적 교류 재개와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정부의 선별적 방북불허 조치로 그 첫발을 내딛는 6.15공동위원장단 회의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민주노총 대표의 방북 무산으로 남쪽의 양대노총과 북의 직총이 함께 마주앉아 진행해야 할 남북노동자의 자주적 교류를 위한 실질적 협의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남북 노동자의 자주적 교류를 방해하기 위한 조치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선별배제 조치에 대해선 “통일부 일개부처의 판단과 결정이라 보지 않는다”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부터 지지받는 4.27 판문점선언을 발표하고 민간교류에 대해선 정부 통제와 선별배제를 한 문재인 정부의 이중성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끝으로 “이번 방북대표단의 선별배제 조치가 향후 정부에 통제되고 종속된 민간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곤 6.15민족공동위에 “자주적 민간교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간섭과 개입, 선별과 배제조치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재발방지 요구를 분명히 표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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