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앞두고 광화문광장서 ‘노동자 평화통일 한마당’ 개최

▲ 사진 : 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반도는 봄이 아니라 여름이다. 한반도가 평화의 기운, 통일의 기운으로 여름만큼 뜨겁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지난 21일 광화문광장에서 ‘노동자 평화통일 한마당’을 열어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동자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일주일 후 있을 남북정상회담에서, 그리고 그 이후 한반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표하며 “지금 한반도에 일고 있는 뜨거운 평화통일 열기는 이명박, 박근혜 적폐정권 하에서도 남북의 자주교류와 통일을 위해 중단없이 투쟁해온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곤 “앞으로 남북의 노동자 대표가 만나고, 현장노동자가 만나는 자주교류 사업을 더욱 힘 있게 추진하고, 노동자들의 힘으로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만드는 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노동자가 말하는 ‘평화, 통일’

“노동자 통일축구팀과 전교조 선생님들이 이끄는 수학여행단이 철도노동자가 운전하는 열차를 타고 평양에 가서, 변화된 평양거리를 둘러보고 시원한 대동강 맥주를 마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노동자와 평화통일 토크쇼’에서는 남과 북 노동자들이 만난 ‘노동자 자주교류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 사진 : 노동과세계

엄강민 금속노조 통일위원장은 2015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대회 당시를 회상했다. 엄 위원장은 “평양에서 열린 통일축구에서는 북측 선수들(조선직업총동맹)을 보고 평양시민의 응원소리를 듣느라 남측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올해 통일축구 결선에 참가하게 될 남측 대표(기아차 화성 축구 동호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곤 “올해는 서울에서 만나 통일축구를 열자”고 말했다.

교원 노동자는 남북교육자 교류사업과 ‘6.15공동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지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통일위원장은 “2004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교육자 통일대회에서 평양 새마을중학교에 다니는 선생님을 만나 ‘우리가 열심히 아이들을 교육해 통일의 날을 앞당기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그곳에서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남북 선생님들이 6.15공동수업 추진을 결정했다”면서 “2006년 광주 무진중학교에서 열린 공동수업에 북측 선생님이 내려와 직접 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교조가 남북 교원들의 자주교류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고구려와 고려의 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수학여행을 준비하고, 전교조가 매년 진행하는 참교육 실천대회에 북측 선생님들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철 철도노조 통일위원장은 “휴전선으로 끊어진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한반도 통일을 여는 시작”이라며 ‘대륙철도’에 대한 운을 뗐다. 박 위원장은 “독일의 경우에도 동독과 서독이 통행협정을 맺고 나서 점차적으로 통일이 이뤄졌다”는 것을 예로 들며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이 때에 남북 두 정상이 합의만 이루면 통일 이전에도 대륙열차를 타고 평양과 유럽에 갈 수 있다”고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끊어진 철로 위에 침목을 하나하나 놓는 것은 통일의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고 통일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강조한 박 위원장은 “분단이 차단해 놓은 ‘한반도-유라시아대륙 연결’을 상상하며 평화와 통일의 침목을 놓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한 건설기업노조 통일위원장은 ‘건설노동자가 본 평양’을 이야기했다. 2007년과 2015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는 김 위원장은 “2015년 평양의 모습은 2007년의 모습과 너무 달랐다”면서 “미래 과학자의 거리와 초고층 빌딩이 무리 지어있는 평양의 모습에서 북의 발전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우리는 북을 바라보는 왜곡되고 편협했던 시각을 버리고, 평양시민과 호흡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북 바로알기’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곤 “건설노동자들과 평양의 문화유적을 답사하고, 대동강에 배를 띄워 기행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부산 일본영사관 앞, 강제징용노동자상 세운다”

대회 참가자들은 다음달 1일 부산의 일본영사관 소녀상 옆에 ‘강제징용노동자 상’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무대에 올라 “일제침략시기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고통받은 선배 노동자를 기리기 위해 부산에서도 노동자상을 세우려고 한다.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1억 1000만원의 기금을 모았고 노동자 상도 이미 만들어 놓았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촛불정부라고 자임하는 문재인정부가 친일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외교부가 민주노총, 한국노총, 부산시, 동구청 등에 공문을 보내 ‘일본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으니 노동자상을 영사관 앞에 세우지 말라’고 요구했고 청와대도 적극 나서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

김 본부장은 “단 1mm도 움직이지 않고 반드시 일본영사관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문재인 정부가 한미일 동맹을 앞세우고 물리력 동원해 이를 방해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화해와 평화의 봄’ 조직위원회가 개최하는 ‘촛불, 평화의 봄을 부르다’ 국민한마당에 함께 했다.

▲ ‘화해와 평화의 봄’ 조직위원회 참가단체인 (사)통일의길은 ‘촛불, 평화의 봄을 부르다’ 국민한마당에 앞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단일기 거리조성’ 참가자를 모집했다. [사진 : 통일의길]

 

▲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는 ‘판문점에서 인증샷 찍기, 한반도 뱃지 달기’ 부스를 운영했다. [사진 :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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