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경남대책위, “죄 없는 노동자들 고통분담…정부와 채권단이 정상화 적극 지원해야”

▲ 사진 : 뉴시스

STX조선 노사가 10일 오후6시 자구계획안과 확약서를 작성해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구계획안 제출 시한인 9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협상을 진행한 노사는 희망퇴직, 아웃소싱 등 인력 구조조정 대신 임금삭감과 무급휴직 등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뤘다.

노조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와 조합원 보고대회를 열어 경과를 보고하는 등 조합원 동의 절차를 마치고 확약서에 서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와 ‘노동자생존권 보장 조선소 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인적 구조조정만은 절대 안 된다는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의 완강한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죄 없는 노동자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통분담에 동의하면서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했다는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단과 정부에게 “STX조선의 영업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영업활동에 따른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보장해 STX조선이 정상화로 가는 길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고통을 분담한 죄 없는 노동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STX조선의 경영위기를 몰아넣은 주범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중형조선소 정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노사확약서가 마련되었다고는 하나 ‘중형조선소를 살리겠다’는 희망고문을 하면서 ‘회생방안’이 아닌 처리방안을 내놓은 정부나, 금융논리를 앞세워 노동자들에게만 극도의 고통분담을 요구한 채권단의 행위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인적 구조조정을 동반한 중형조선소 정책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정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달 8일 STX조선에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한 달 내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자구안을 내놓지 않을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STX조선은 ‘생산직 임금 75%를 삭감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통보했다.

STX조선 노조는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반발해 지난달 26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면담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민주당 경남도당을 점거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진행해왔다.

노조가 고통분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구계획안에 합의하면서 이제 STX조선의 정상화 여부는 정부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이를 추가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한편, STX조선지회는 11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해 확약서 제출에 따른 정상조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노사확약서를 바탕으로 한 온전한 정상화가 확인되는 순간까지 투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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