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항쟁 70년 맞아 스승에 헌사… 복간 뒤 ‘한라산 필화사건’ 재심청구 계획도

▲ 4.3항쟁 70년을 맞아 시 합평회를 하는 제자들이 펀딩을 통해 이산하 시인의 시집 <한라산>을 복간한다.

제자들이 절판된 스승의 시집을 복간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펀딩에 나섰다. ‘이산하의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마련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시집 <한라산> 복간 프로젝트’다. 

4.3항쟁 70년을 맞아 시 합평회를 하는 제자들이 마련한 이번 펀딩은, 이산하 시인의 시집을 복간하고 아울러 전두환 정권의 폭압적인 고문 수사와 인권유린 속에서 자행된 ‘한라산 필화사건’의 유죄 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비용을 위한 기획이다. 

지난 1987년 사회과학 무크지 <녹두서평>에 4.3항쟁을 그린 장편서사시 ‘한라산’을 게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옥고를 치렀던 이산하 시인의 시집 <한라산>은 2003년 6월 시학사에서 출판했지만 현재는 절판됐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과 함께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4.3항쟁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대표적 문학작품 중 하나인 <한라산>은 6월 항쟁 중이던 1987년 3월, 본명 이상백, 필명 이륭이 ‘이산하’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갖게 만든 시집. 

▲ 4.3항쟁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대표적 문학작품 중 하나인 시집 <한라산>으로 본명 이상백, 필명 이륭이 ‘이산하’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갖게 된다. 

발표된 지 올해로 31년이 된 ‘한라산’은 엄혹했던 시절, 금기시된 시였지만 필사된 종이뭉치로 많은 이들에게 읽혀졌고, 제주 4.3의 진실들을 조금씩 드러나게 만든 작품이었다. 

총리를 지낸 황교안 당시 공안검사에 맞서 쓴 최후진술서 때문에 고문까지 당했던 시인은 당시 노태우 정부가 88서울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화해분위기를 띄우며 초청한 국제펜클럽 미국작가 수잔 손탁 여사의 국제적인 구명운동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시 ‘한라산’ 필화에 20대의 젊음을 바친 시인은 이제 이순을 바라보며 낡은 빌라 지하에서 조용히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 필화사건에 대한 재심청구도 하지 않고, 국가가 시킨 일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했기에 했던 일이라며 조용히 웃기만 하는 스승의 진심을 알기에 제자들이 앞에 나선 것이다. 

제자들은 이번 복간프로젝트가 혹시 스승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도 시집 <한라산>은 문학사적으로 계속 세상에서 읽혀야 할 귀중한 시집이기 때문에 어려운 가운데 일을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복간되는 <한라산>은 1987년 독재정권 당시 정치 상황으로 삭제했거나 완화된 부분을 복원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사실은 확인, 수정했으며 어색하고 생경한 대목들도 시인이 직접 손질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시집은 도서출판 ‘노마드북스’를 통해 오는 3월 말 발간될 예정이며 펀딩을 통해 배부되는 <한라산> 시집에는 시인의 친필 서명과 함께 대한민국 제5대 국새 장인인 한상대 선생이 직접 제작한 시인의 낙관, 서예가 이두희 작가가 새긴 시인의 얼굴 낙관이 나란히 찍힌다. 

아울러 펀딩의 리워드로 마련된 기념품은 <山河, 이산하>로 이름 붙인 수제 노트로 도서출판 ‘글상걸상’의 이순호 대표가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엮어 만들었다. 총 500권 한정판으로 소장 가치를 높였다. 

한편 오는 4월6일에는 CY씨어터(홍대입구 가톨릭회관 지하)에서 출판 기념회를 겸한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시집 <한라산> 복간을 위한 펀딩

◎ 참여방법
• 펀딩 기간 : 3/5 ~ 3/31
• 후원 계좌 : 농협 302-1255-3687-31 / 옥혜수(목련구락부)
• 참여 구좌
- 1구좌 30,000원 : 시집 1권 + 수제 노트 1권
- 2구좌 60,000원 : 시집 2권 + 수제 노트 1권 + 북콘티켓 1장
- 3구좌 90,000원 : 시집 3권 + 수제 노트 2권 + 북콘티켓 1장

한라산 복간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leesanhafriends/

*문의
‘시집 <한라산> 복간 프로젝트’ 이산하의 친구들 홍보담당
권미강 010-9350-8414
조연희 010-6242-4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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