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재무장 공식화 Vs 러시아, 핵미사일 고도화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일 두마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어떤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핵 추진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두마(하원)에서 가진 국정연설에서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고 비행경로를 예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저고도에서 쾌속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현존하는, 그리고 앞으로 개발될 모든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며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수십 배에 달해 지구상 어떤 곳도 타격할 수 있는 무한정의 사정거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최첨단 무기 개발’ 발표는 핵미사일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핵탄두를 장착하고 심해에서 잠수함이나 최신 어뢰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여 항공모함이나 해안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무인 수중 드론’도 개발했다”며, 이 드론은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갖지 못한 무기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뒤쪽 대형 스크린에는 러시아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본토로 향하는 컴퓨터 그래픽도 나왔다.

▲ 푸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뒤쪽 대형 스크린에 소개된 최첨단 무기 [사진 : 동영상 갈무리]

이날 푸틴 대통령은 마치 미국이 들으라는 듯 “우리는 누군가를 총부리로 위협해 무엇을 뺏을 계획이 없다”고 선언하면서 다만 “러시아 혹은 우리의 동맹국들에 대한 핵 공격 시도는 즉각적인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의 이날 발표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30여년간의 ‘평화·군축’ 기조를 전면 폐기하고 핵 재무장을 공식화한데 따른 대응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향후 30년간 핵탄두 증강과 현대화에 1조2천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이 핵 재무장을 공식화하고 러시아가 핵미사일 개발을 발표하고 나서자 냉전시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최근 이란에까지 미국의 군사 행동이 가해지자 러시아는 미국에 대항한 군비 증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러시아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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