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견을 보인 게 원인” 분석
주한미국대사 내정자였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더 이상 대사 지명자가 아니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그가 한반도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견을 보인 게 원인으로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현지시각)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를 주한미국대사 지명자로 더는 고려하지 않는다 보도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차 석좌가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이견을 보인 것을 내정 철회의 이유로 봤다. 차 석좌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들에게 이른바 ‘코피전략(bloody nose)’이라 불리는 제한적 대북공격에 우려를 표했고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위협하는 것에도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또 당국자를 인용해 차 석좌의 신원을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됐으며 대사직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 당국자는 검증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다른 대사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아직 다른 주한미국대사 후보를 고르지 못했다”면서도 “적절한 후보를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빅터 차 한국 석좌 겸 조지타운대 교수를 주한미국대사로 내정하곤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임명동의)’을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곧바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날 VOA에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또 전직 주한미군사령관 등 한때 물망에 올랐던 인사들이 다시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한미관계에서 처음 벌어진 주한미대사 장기 공석 사태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