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사 앞서 기자회견 열어 ‘분류작업 개선’ 촉구

▲택배노조가 28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시간 공짜노동’인 택배물량 분류작업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 : 택배노조]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이 “택배물량 분류작업에 걸리는 7시간은 ‘공짜노동’”이라며 분류작업 개선을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택배물량 분류작업은 택배 배송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허브터미널에서 지역의 서브터미널로 배송된 택배물량을 택배노동자가 담당 구역별로 나눠 차에 싣는 작업을 일컫는다. 분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7시간. “이 시간은 택배노동자의 주된 업무인 ‘배송’에 걸리는 시간에 버금간다”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택배노조는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2시까지 7시간 동안 택배물량을 분류하는 일을 마치고나서야 배송을 시작한다”면서 7시간은 아무런 대가도 지급받지 못하는 말 그대로 ‘공짜노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래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을 보호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것을 악용해 공짜노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에게 분류작업에 걸리는 7시간의 대가를 주기는커녕 분류작업에 이어 배송까지 장시간 노동을 CJ대한통운이 조장한다는 것.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저가 운임경쟁을 촉발시키면서 하루 적정량이 훨씬 넘는 택배물량이 들어오고, 이것이 지역 서브터미널로 물량을 배송하는 간선차량의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터미널 내 ‘분류작업’ 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CJ대한통운은 해마다 증가하는 택배물량에 대한 적절한 투자계획과 시설확충은 하지 않은 채 공짜노동을 강요하기에 바쁘고, 한 술 더 떠 오전에 배송을 하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서 분류작업을 하고 오후에도 배송을 나가라는 하루 2회전 배송을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이 CJ대한통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택배노조]

택배노동자들도 현장에서 이에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울산지회 조합원들은 CJ대한통운 울산지점장과 수차례 면담에서 오후 1~2시까지 이어지는 하차분류 작업시간의 개선을 요청했으나 개선될 기미는 없고 되레 분류작업이 오후 3시를 넘기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래서 “울산과 경주 등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지난 12일부터 ‘분류작업 오전 종료 후 배송 출발’을 시작하자 택배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배송수수료 강탈’과 ‘협박문자’였다”고 택배노조는 고발했다. 

CJ대한통운 울산지점과 대리점이, 조합원들이 오전 분류작업을 마치고 배송을 출발하면 잔류 상품들을 배송 담당 택배기사의 동의도 없이 임의로 직영기사에게 대체 배송토록 하고 해당 수수료를 직영기사에게 지급한 것은 물론, ‘2회전 배송을 위해 터미널로 복귀하지 않으면 미복귀로 간주해 책임을 묻겠다’는 협박성 문자를 발송했다는 것. 

택배노조는 회견문에서 “택배노동자들의 ‘분류작업 오전 마감 투쟁’은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고 안정적 집배송을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며 더 이상 ‘공짜노동’을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조합원에게 가중되는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곤 “제시민사회단체와 적극 연대해 노동존중시대를 거스르는 ‘7시간 공짜노동’ 실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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