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 전화인터뷰, “강정항, 미 해군기지 연장선이란 의구심 현실로” 우려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사진 :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강정마을 주민을 상대로 34억원의 구상권 소송을 취하한 것과 관련해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13일 “구상권이 해결되더라도 이 (마을 주민과 평화활동가)분들이 법적으로 사면이 돼야 모든 법적인 강정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의 소송 취하에 “기쁜 일이고요. 합당한 결정이고 또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도 이렇게 후속 법적 사면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왜냐면 “이 분들이 무슨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서 이렇게 한 것이 아니고, 정말 제주의 자연을 지키고 또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들은 희생을 하면서 몸 사리지 않고 저항을 한 사람들인데, 이들을 범법자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일을 국가가 해서는 안 된다”고 강 주교는 이유를 강조했다.

정부의 소송 취하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선에 대해선 “지금까지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그로 인해서 이렇게 공사가 지연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국민에게, 주민들에게 책임을 물은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면서 “(지난 정권이)이런 기회에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좀 혼을 내야 된다는 그런 정부 당국의 상당히 오만한 태도가 있었던 것으로 제가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결정은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국민을 주민을 존중하는 그런 결론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구상권 소송 취하를 계기로 해군기지 반대 시위가 중단되길 바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행자가 묻자 강 주교는 “반대 시위라고 해도 결국 지금까지 누구도 폭력을 써서 반대 시위를 한 적이 없다. 항상 지난 10년간 평화적으로 주민들도 그렇고 활동가들도 그렇고 항상 평화적인 시위였다”고 환기시키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지금 기지가 완공된 후에 미국 해군 함정이 들어오기 시작을 했다. 미 해군 구축함, 이지스함 그리고 핵잠수함까지 다녀갔다. 기지 건설 시작 때부터 많은 이들이 강정을 미 해군기지의 연장선으로 짓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반대를 했는데, 그 의구심 염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강 주교는 “ 그래서 갈수록 긴장이 더 극화되어 가는 동북아를 생각하면 이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가 없고, 그래서 아마 강정 주민들도 이러한 미 해군의 함정들이 정박하고 또 입항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또 배들이 강정항에 도대체 무엇을 남기고 가는지 굉장히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런 것이 참 주민들의 염려가 기우가 되기를 저는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착잡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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