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의 자전거여행] 남이섬에서

높은 점프대에서 파란 가을 하늘을 위로 하고
흐르는 강물을 아래 두고
공간을 가르며 바람 소리와 함께 질주하는 사이.
일상의 시공간을 잠시 잊는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일상의 시간과 속도.
스스로 변하려 해도 보이지 않는 힘들로 갇혀버린 지금.
와이어에 줄 하나로 매달린 위태로움이 도리어 해방감과 일탈감을 준다.

목청 높여 소리를 질러도 고함을 질러도 이내 사라지는 파장들.
세상의 점이 된 이 시간이 즐겁고 신나는 이유는 뭘까?

잠시면 또 그 시간과 속도로 들어가는 줄 알기에
매달린 이 시간이 더욱 빠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가을을 가로지르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또 어디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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