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징검다리,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추진

‘누구도 독재자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성숙한 시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주사회 교육의 출발점인 이 두 명제를 풀어갈 민주시민교육과 정치교육을 위한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제정을 민간교육공동체가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위한 전문가 집담회가 사단법인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주최로 지난 5월 30일 열렸다. (사진제공 징검다리)

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사)징검다리. 이사장 곽노현)는 지난 30일 서대문구 충정빌딩 8층 회의장에서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추진을 위한 전문가 집담회를 열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인 집담회엔 곽 이사장은 물론, 심성보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 이기동 원주대 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장, 이봉수 교사(좋은교사모임) 등 교육계 전문가 40여명이 참석해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머리를 맞댔다.

곽 이사장은 “독일의 정치교육 시스템인 보이텔스바흐는 민주시민교육이 절실한 우리나라에 반드시 도입해야 할 협약”이라며 추진을 제안했고,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주제로 발표한 이동기 교수는 “가치와 지향의 다원성과 이익과 입장의 다양성이 전제된 민주사회에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인정, 공감과 공유,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위한 전문가 집담회 모습 (사진제공 징검다리)

1976년 체결된 독일 정치교육에 관한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첫째, 정치교육에서는 교화 및 주입식 교육을 하지 않으며, 둘째, 정치사회적으로 논쟁 중인 사안은 교육에서도 논쟁이 이뤄져야 하며, 셋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당면한 정치상황에 자율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교수는 “2차 대전이 끝나고 동서로 분단된 독일은 교육방향과 내용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과 이데올로기적 대결을 겪은 곳으로 현재의 우리나라와 유사하다”며 나치의 파괴적 역사를 극복하고 공산주의 동독과 대결하기 위해 정치 교육제도를 일찍부터 발전시켜왔는데도 보수우파와 좌파정당의 정치적 갈등이 컸던 독일이 1976, 77년 보이텔스바흐 협약으로 이를 극복하고 정치교육의 모범을 만든 과정과 그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질 수 없으며 학생들이 교육과정의 주체적 학습자가 아닌 정치적 도구의 희생자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역사적으로 판단하고 현실 비판 능력을 기르는 정치교육이야말로 민주시민을 기르는 좋은 방안”이라고 보이텔스바흐 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이 교수의 발표에 공감하고, 보이텔스바흐 협약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다음 국내 교육 상황에 맞는 민주시민교육의 원칙을 어떻게 다듬고 현실화할지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위한 전문가 집담회 모습 (사진제공 징검다리)

(사)징검다리는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제정하기 위해 독일 전문가를 초청한 국제심포지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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