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의 자전거여행] 가면 구조물 앞에서

중세 가면무도회는 자신의 얼굴에 가면을 쓰고 춤을 함께 나누는 사교의 수단이었다. 화려한 가면 뒤의 그 사람은 누굴까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각자를 가리고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모두에게 허용되고 약속된 가면이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것일까? 아니 어쩌면 가면을 강요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대인의 가면은 보이지 않지만 모두가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가면이고 위선의 가면이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하지만 벗을 수 없는 가면. 마치 방독면과 같은 가면이다. 

가면을 쓰지 않고 살아가면 힘든 세상. 

누구는 성인군자의 가면을, 누군가는 성직자의 가면을, 누군가는 민중의 대변자 같은 가면을, 누군가는 민주투사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세상. 

국회의원님, 회장님, 사장님으로 가려진 내면의 모습과 권위로 위장된 인격들. 그러면서 집회시 마스크는 못 쓰게 하는 말초적 사고들. 

정의를 위해 썼던 각시탈을 그리워하며, 수없이 쌓인 가면 앞에서 가면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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