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화캐러밴' 인터뷰

8월 11일 오사카에서 출발한 일한평화연대 소속 <동아시아의 평화캐러밴> 9명이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이 주관한 8.15 코리아국제평화의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았다.

지난 13일 부산으로 입국한 캐러밴대는 목포신항에 들러 세월호 거치 현장을 둘러보고 민주노총 전북지부와 교류회를 가진 뒤 상경해, 이틀 간의 빡빡한 코리아국제평화의날 행사를 소화하고 16일 오후 귀국했다.

KIPF 류경완 실행위원장이 이들 일행과 사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평화캐러밴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그 취지는 무엇인가요?

일본에서 5년 전부터 <오키나와 미군기지 NO! 전국캐러밴>으로 시작하여 작년 일한평화연대 결성을 계기로 <동아시아의 평화캐러밴>으로 개편하고, 한국 평화운동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8.15 행사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육로로 가는 장점을 살리고 세월호나 사드 등 투쟁현장도 방문하고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작년 진도 팽목항 등대를 찾은 평화캐러밴대

□ 올해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8월 13일에 부산으로 입국하고 세월호 투쟁에 연대하기 위하여 목포신항을 방문합니다. 그 후 전주로 이동해서 전북지역 노동자와 교류사업을 합니다. 8월 14일에는 서울로 이동해서 옛 남영동 대공분실과 서대문형무소를 견학하고 환영 만찬회에 참가합니다. 8월 15일은 DMZ평화기행에 참가한 뒤 KIPF가 주관하는 코리아국제평화선언, 코리아통일기 연서명운동, 8.15범국민대회, 미국·일본대사관을 포위하는 인간띠잇기 등 모든 행사에 참가합니다. 8월 16일에 서울을 출발해 성주로 이동, 사드반대 투쟁에 연대하고 부산을 통해 귀국합니다.

▲ 14일 오후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인권센터)에 들어서는 평화캐러밴 차량
▲ 15일 오전 DMZ국제평화올레 기행 중 도라산역에서 코리아통일기 연서명운동을 펼치는 23명의 코리아국제평화의날 국제참가단과 평화캐러밴

□ 대원의 구성은 어떤가요? 대장은 어떤 분이지요?

오키나와에서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항의선 선장, 수도권에서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여성 댄서, 교토에서 반전평화를 노래하는 여성 가수,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의 노동조합 활동가 남성 4명(항만노조 및 레미콘노조), 할머니와 어머니(비행기로 참가)하고 함께 참가하는 여중생 1명, 그리고 노조간부 딸인 여고생 1명 포함해서 총 9명입니다. 할머니(78세)와 어머니(48세)하고 작년에 이어 참가하는 여중 2학년생 나가히사 와카나 양(13세)이 대장입니다.

▲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주권회복과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8.15범국민대회’에 참가한 후 미국대사관 인간띠잇기 행진에 나선 코리아국제평화의날 국제대표단

□ 대장을 맡게 된 계기와 의미가 있나요?

대장인 나가히사 와카나 양은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모녀 3대가 매년 평화통일 집회에 참가해 왔습니다. 지난 해 중학교 입학을 계기로 어머니 할머니와 별도로 캐러밴 멤버로 참가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캐러밴의 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출발할 때의 인원수 확인입니다.

▲ 15일 오후 미국대사관으로 인간띠잇기 행진을 하고 있는 평화캐러밴 대장 와카나 양(오른쪽, 13세), 할머니 나가히사 무쯔코(가운데, 78세) 일한평화연대 고문과 어머니 나가히사 노리코 씨(48세)
▲ 15일 오후 미국대사관 인간띠잇기 행사에서 사드반대 구호를 외치는 일한평화연대 나가히사 무쯔코 고문. 고령의 무쯔코 고문은 이틀 간의 도심 견학과 DMZ기행, 8.15대회 빗속 전 일정을 흐트러짐 없이 참가했고, 자신의 마흔 번째 생일날에 발생한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해 가슴 아픈 안타까움을 표했다.

□ 한반도, 동북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시민사회운동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미국 주도의 전쟁정책을 반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지 않고서는 동북아 평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통일 없이는 진정한 평화는 오지 않는다’라는  구호를 걸고 일본인으로서 한국의 촛불 민중과 연대하여 평화통일을 실현할 때까지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평화운동에서 한·일 연대운동의 의미와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미국 주도의 전쟁정책에 가담하고 있는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에 단호한 반대의지를 전달하여 대북적대시 정책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일·한 민중의 연대투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반도의 분단은 일본과 미국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일본인으로서 역사적 책임을 명심하고 한국의 촛불 민중과 함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싸우는 것이 한·일 연대운동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사드반대!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 미국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코리아국제평화의날 국제참가단과 평화캐러밴

□ 8.15 평화통일대회를 준비하는 한국의 촛불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매년 참가하고 있지만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한국 민중의 투쟁을 볼 때마다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를 이어 투쟁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서 젊은 세대가 많이 참가하고 있는 것을 감명 깊이 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형식적인 집회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참여식 집회를 하는 것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우리 캐러밴대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그 열기를 일본으로 가지고 가서 ‘아베 정권을 타도하는 촛불혁명’을 목표로 운동을 확대해 나갈 결의입니다.

13일 오전 8시 평화캐러밴이 부산항에 들어올 때 입국 심사관은 “이번에 성주를 방문하면 내년엔 입국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해 캐러밴대의 반발을 자초했다. 하지만 16일 오전 캐러밴대의 내부 사정으로 서울 출발이 늦어져 아쉽게도 예정되었던 성주 방문 연대투쟁은 다음 기회로 미룬 채 당일 저녁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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