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시기도 늦고 총선민의 턱없는 수준” 비난

▲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16일자 사설[출처 : 조선, 동아 홈페이지]

5.15청와대 부분 개편은 야당뿐 아니라 수구보수언론들까지 못마땅한 결과였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은 16일자 <靑과 與의 인적 개편, 과연 국민들에 감동 전해지겠나> 제하의 사설에서 이번 청와대 개편과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인선 결과 모두를 언급하면서 “시기도 늦었고 내용 또한 총선 민의(民意)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마지못해 하는 인적 개편으로는 국민이 감동을 느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선은 특히 “박 대통령은 총선 결과를 "양당 체제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하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거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던 정무·민정수석을 제외한 것에도 바로 그런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박 대통령이 여야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나도 변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 무색해진다”고 망연자실했다.

이원종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선 “전임자보다 다섯 살이 많은 74세로, 국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대통령의 변화 의지를 읽기는 힘든 인사”라고 평가절하한 뒤 “충북 출신의 그를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친박이 아직도 '여권발 반기문 대망론'이 유효하다고 본다면 순진한 생각”이라고 판세 변화에 무감각한 ‘친박’을 힐난했다.

또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두곤 “걸맞은 무게감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라며 “인지도 면에서 신인이나 다름없는 그가 안팎의 견제를 뚫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에게 혁신위원장 자리가 돌아간 것도 당내에서 탈당·신당론까지 부상하자 친박들이 마지못해 넘겨줬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조선은 끝으로 “이날 나온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인사는 여권이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인상을 전혀 주지 못했다”며 “밑바닥 민심이 어떤지 아직 그 쓴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어이없어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관리형’ 이원종 靑실장으로 안보-경제위기 극복할 수 있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4.13총선 참패 후 한 달여 만에 나온 청와대 개편과 당 쇄신 인사가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고 일갈하곤 이 비서실장 인선에 대해 “행정의 ‘달인’일지언정 여소야대 정국에서 안보 경제 복합 위기를 헤쳐 가야 할 박근혜 정권 4년차 청와대를 이끌 내공의 소유자로 여길 사람은 없다. 결국 대통령의 ‘말씀’이나 받아 적는 관리형 청와대로 계속 가겠다는 뜻”이라고 낙담했다.

동아는 이어 강석훈 경제수석 임명과 관련, “낙천자에게 보은 인사로 최고 경제 참모직을 맡길 만큼 지금 상황이 한가한가”라고 되묻곤 “경제 실패 책임을 물었어야 할 안종범 수석을 정책조정수석으로 영전시킨 것도 경제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 무엇보다 총선 때 대통령의 ‘정치 메신저’로 나서 당을 청와대의 하부 기관쯤으로 전락시킨 현기환 정무수석을 내치지 않은 것은 총선 민의에 귀를 닫겠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이번 청와대 개편 전체를 싸잡아 질타했다.

동아는 이밖에도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 “친박이 과반인 여당에서 40대 비박 3선 의원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갖고 쇄신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벌써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재탕이 될 것”이라고 혀를 찼다.

한편, 중앙일보는 말은 아꼈지만 청와대 개편의 문제점은 짚었다. 중앙은 사설에서 “청와대 인선은 새누리당 안팎에서 비등한 인적 쇄신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다. 하지만 내용적으론 최측근 인사를 중용해 친정 체제가 강화됐다”며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는데 정치권에서 문제를 제기한 정무수석은 유임됐다. 재선에 실패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는 경제수석으로 부활했다”고 핵심 사실을 지적했다. 청와대에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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