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신수동 등 철거민과 아현역 노점상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마포구 내 5개 개발지역 철거민들과 빈민해방실천연대(전국철거민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회원 500여명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재건축 공사현장과 지하철2호선 아현역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마포구는 현재 신수동 신수1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 지역을 포함해 공덕동, 대흥동, 염리동, 아현동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 지역의 주민 다수가 이미 강제집행을 당하거나, 스스로 퇴거하거나,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렇게 되자 5개 지역 철거민들은 각자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철연에 가입해 철거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신수1구역의 경우 이미 지난해 용역직원들이 퇴거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 소화기를 쏘는 등의 무자비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철거민들이 이에 반발해 노숙투쟁을 하려하자 마포구는 구청 직원들까지 동원돼 천막 철거작업을 하기도 했다. 신수동 철거민들은 이런 탄압에도 약 420일째 마포구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철거민들은 사업승인권자 이면서 무자비한 강제집행을 방관한 마포구청에 순환식 개발 등 주거권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은 “얼마 전 대통령이 탄핵됐지만 대통령 혼자 잘못한 게 아니다. 철거민 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개발허가를 남발하는 구청장들이야말로 국민들을 가난뱅이로 만든 공범들이다”라며 “마포구 곳곳에서 가옥주가 세입자가 되고 세입자가 철거민이 돼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마포구청장(박홍섭 더불어민주당)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포구에선 또 노점상 강제 철거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재개발된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마포구청이 아현초등학교 담벼락의 포장마차를 강제 철거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지하철 아현역 인근 잡화 노점들도 강제 철거하려고 해 서부노련 아현지부가 반발하고 있다.

김영표 민주노련 위원장은 “마포구청장은 박근혜 같은 소통방식으로 철거민과 노점상들을 괴롭히고 있다”라며 “보수야당은 정권을 잡을 것 같으니 국민들이 제시한 적폐청산 과제를 잊어버린 것 같다. 그러니 우리가 민중권력을 쟁취해 스스로 살 길을 찾자”고 호소했다.

조희주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격려사에서 “철거민들을 대하는 마포구청을 행태를 보고 당연히 구청장이 여당일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야당이었다”라며 “이름만 야당이고 하는 짓이 여당과 다를 게 없다면 이들도 결국 적폐청산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이후 신수재건축 공사현장에서 출발해 서부노련 아현지부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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