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골프장 앞서 사흘째… 사드배치 철회 6주체 총력투쟁 다짐

▲ 성주 롯데골프장 진입로에서 원불교 성지로 가는 구도(求道)의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며 원불교 성주성지 수호 비상대책위원회 김선명 집행위원장(교무) 등이 3일째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원불교 성주성지 수호 비상대책위원회(원불교비대위) 집행위원장 김선명 교무와 강은도 교무가 국방부에 성주성지 롯데골프장 앞 도로의 통행권을 요구하며 자리를 펴고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롯데와 부지를 교환했으니 롯데골프장 앞 '길'을 길이 아닌 '토지'로 보며, 토지인 이상 주인인 국방부에 허락을 얻은 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길을 막았는데, 이에 대해 원불교와 소성리 주민들은 수십 년 전부터 사용해온 길을 그대로 내달라고 요구했다.

사드배치 절차의 즉각 중단과 함께 구도(求道)의 길과 도로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라는 것이 핵심 요구사항.

12일 원불교 교무들은 하루 세 번 거리평화기도회를 이어가고, 이 소식을 들은 성주투쟁위와 김천시민대책위 집행부도 달려와 함께 기도하고, 항의농성에 동참했다.

▲ 원불교 김선명 교무를 비롯한 교도들이 밤샘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13일 밤샘 연좌농성 3일째, 소성리로 갔다. 마을회관은 잠겨 있고, 사람들이 없는 고요한 소성리 마을. 어디로 가야 하나, ‘끝난 건가?’ 망설이다가 ‘진밭교’라 들은 생각이 나 마을회관 위로 올라갔다. 롯데골프장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원불교 교무님 두 분이 있고, 그 뒤에 또 한 사람이 온몸을 담요로 감싼 채 앉아 있다. 아직 바람이 차다. 너무 준비 없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앉아 있노라니 원불교 교도 두 사람이 왔다. 조금 있으니 기도, 기도 후 옆 사람이 지난 밤에 대리운전을 하는 김천 사람이 빵과 바나나 우유를 들고 왔다며 “좀 드세요” 한다. 비로소 인사를 하는데 김천에 와서 시 낭송을 한 적이 있는 고희림 시인이었다. 밤샘을 했는데 지금보다 오히려 밤에 더 따뜻했단다.

평화와통일을여는 사람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한국진보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에서 지지 성명서가 나왔다. 김천시민대책위도 성명서를 냈다.

사람들이 점점 불어났다. 김천, 성주뿐만 아니라 안동에서도 달려왔다. 현수막도 하나 더 걸리고 원불교에선 평화의 바람개비를 곳곳에 꽂았다.

마을 어르신들이 여럿 오셨다. 점심 먹으라는 성화에 못 이겨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내려오니, 회관 앞에는 무대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오후엔 대구MBC 등 언론사들도 도착해 원불교 교무들과 주민들을 인터뷰했다.

연합뉴스에 ‘성주군 이르면 오늘 골프장 군사보호구역 지정 찬반 결정’이라는 뉴스가 나와서 성주투쟁위 주민들이 오후 5시30분부터 성주군청에 가서 군수 면담을 요청하며 군수실 앞 복도에 앉아 기다렸더니 한 시간이 지날 무렵 ‘오늘 저녁엔 회의가 없고 연합뉴스는 무조건 오보’라는 군청의 답변을 들었다. 그리고 성주 군수와 간담회 일정을 내일 잡기로 하고 성주투쟁위는 철수했다.

철야 기도와 연좌농성이 이어진 이날도 김천역 평화광장에서는 205일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가는 길에 평화의 바람개비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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