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이 주인 되는 새 세상을 위해서 함께 전진합시다!"

송박영신(送朴迎新)!

김영표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

2016년 12월31일, 전국의 촛불광장에서 함께 외쳤던 새해인사입니다. 그리고 전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네 글자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퇴진 촛불이 광장에서 밝혀진 지 석 달이 지났습니다. 10월 29일, 청계광장에서 시작한 1차 범국민행동은 12월 31일에 10차를 맞이하였습니다. 2017년 새해에도 계속해서 밝혀질 광장의 촛불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넘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한 국민혁명의 대장정입니다.

박근혜 퇴진을 위한 범국민적 투쟁의 시작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였습니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 청소년, 학생,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영세자영업자 등 이 땅의 민중들이 헬조선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못 살겠다고 나선 것이 민중총궐기였습니다. 희망이 없는 지옥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를 바꾸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13만 민중들의 총궐기는 박근혜 정권 퇴진의 신호탄이었습니다.

2016년 9월25일, 백남기 어르신의 사망과 시신 부검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박근혜 퇴진 투쟁의 밑불이 되었습니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은 모두가 상주의 마음으로 빈소를 지켰고, “경찰의 손에 의해 쓰러지신 아버님의 시신에 경찰의 손에 닿게 하고 싶지 않다.”는 유족들의 마음과 <백남기 투쟁본부>의 호소에 달려오신 수백, 수천의 국민들의 힘으로 백남기 어르신을 지켜냈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돌아가신 백남기 어르신의 시신을 기어이 부검까지 하겠다는 패륜적인 살인정권의 만행으로 국민들의 분노는 쌓여갔고, 부검영장의 만료가 하루 남은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공개하면서 폭발한 민심이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그렇게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이 시작되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에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있었던 것처럼 2016년의 국민혁명에는 바로 백남기 어르신의 죽음과 그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한상균, 그의 죄는 1년 먼저 박근혜 정권 퇴진의 촛불을 든 죄밖에 없습니다.

고 백남기 어르신과 함께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입니다. 1년 먼저 박근혜 정권 퇴진의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고 백남기 어르신은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의해서 돌아가셨고, 민중들의 총궐기를 주최했다고 한상균 위원장은 최근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이후부터 있었던 수많은 죽음과 탄압을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권력과 자본권력의 기득권을 지키고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했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목숨을 잃고 감방에 갇힐 수밖에 없었던 그 사람들을 잊지 맙시다. 그들을 기억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남겨진 사람에게 맡겨진 임무입니다.

광장의 민주주의는 이제 삶의 현장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광장에서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삶의 현장에서는 지극히 비민주적인 일들이 많습니다.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노점상들을 강제철거하고 한 푼도 없이 맨 몸으로 쫓아내는 철거민들의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처절한 삶의 현장에는 항상 이 두 가지 질문이 존재합니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국가는 약자들의 편이 아닌가.’

생존권을 부르짖으며 매일을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도시빈민들의 삶의 현장에는 민주주의가 절실합니다. 법원의 강제집행 명령으로 몰려나온 용역깡패나 행정대집행을 위해서 몰려나온 지자체 공무원들은 도시빈민을 동료 시민으로 대하지 않고 대화와 협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박멸의 대상에 불과합니다. 국가권력과 자본권력은 건설자본과 건물주들의 이익에 저항하는 도시빈민을 민주공화국의 비(非) 국민으로 대우하기 때문입니다.

도시빈민들에게 민주주의는 생존권입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존엄을 보장하고 평범한 국민처럼 헌법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국가권력과 자본권력은 폭력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와 대화와 협의를 앞세워야 합니다. 지금도 거리에서 농성 중인 이수역 7번 출구 앞 노점상과 청량리 역세권 개발로 쫓겨나게 된 청량리 4구역 철거민들의 요구도 마찬가지 입니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위한 촛불로 나아갑시다!

지금 국민들은 단순히 박근혜-최순실 일당이 싫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헬조선, 바로 이 대한민국이 지긋지긋한 것입니다. 거리에 나와서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말과 눈빛에는 이번이 아니면 이 사회를 바꾸지 못한다는 절심함이 가득합니다.

이 지긋지긋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박근혜 정책을 폐기하는 대대적인 적폐청산에 나섭시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백남기 농민 특별검사제 도입, 사드 배치 중단, 언론장악 방지법 제정 촉구, 성과퇴출제 중단’ 이상 6가지를 당장 해결해야 하는 적폐로 지정했습니다. 이외에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하여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등의 박근혜 정권의 외교와 통일에 대한 정책을 평화적으로 바로잡는 일들도 주요한 과제입니다.

각자의 삶에서 느껴지는 박근혜 체제의 적폐들을 제시하고 토론하면서 폐기를 위한 직접 행동에 함께 합시다. 그것이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우리 모두의 노력입니다.

2017년 민중총궐기로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어 갑시다!

올해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실현되는 해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조기 탄핵을 위한 광장의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입니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 청소년, 학생,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영세자영업자 등 이 땅의 민중들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위해서 2017년 민중총궐기를 준비합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인용되면 두 달 안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한국 사회를 어떤 사회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권 퇴진 이후에도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위한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근혜를 반드시 퇴진시킵시다!

국민들과 함께 반드시 새로운 민주공화국 만들어 냅시다!

민중이 주인 되는 새 세상을 위해서 함께 전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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