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상·경제 등 사회 각 분야 중장기 구상 전망

▲ 북 노동당 7차 대회 참가자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을 찾은 모습[사진출처 : 노동신문 홈페이지]

오는 6일 열리는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는 무려 36년 만이다.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대회는 ‘당의 최고기관’으로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검사위원회 사업 총화 △당 강령과 규약 채택·수정·보충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전술 토의·결정 △당 총비서 추대 △당 지도기관 선거 등의 권한을 가진다.

물론 당대회의 역할은 당대표자회를 통해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 36년 동안 당 운영이 정지되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 당대표자회를 열지 않고 굳이 당대회를 여는 의미를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6차 당대회 이후 36년을 평가하는 의미를 갖는다. 올해 북한 신년사는 7차 당대회에서 “당이 혁명과 건설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30일자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북한 내부적으로 과거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하고 제시하기 위해 당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36년 당 사업 총괄 평가

당대회는 이전 당대회의 목표를 평가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당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이유는 6차 당대회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6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목표’는 전력 1000억 킬로와트시(kWh), 석탄 1억2000만 톤, 강철 1500만 톤, 유색금속 150만 톤, 시멘트 2000만 톤, 화학비료 700만 톤, 천(직물) 15억 미터(m), 수산물 500만 톤. 알곡 1500만 톤, 간척지 30만 정보다.

북한은 지난해 당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상당한 경제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번 당대회 개최 결정도 이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국립외교안보연구소 이상숙 박사의 말을 통해 “북한의 7차 당대회 개최는 경제부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고 국가재정이 확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봤다. 결국 이번 7차 당대회에서 지난 시기 북한의 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가 중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

둘째, 향후 당 노선을 제시하는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7차 당대회를 통해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혁명의 최후승리’는 당규약 서문에 제시된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당면목적)”하는 것과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최종목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상숙 박사는 이번 7차 당대회 개최가 “이제는 중장기 계획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방증”이라면서 “몇 개년 계획, 이런 중장기 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해 경제분야에서 새로운 전망 목표가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뿐 아니라 정치·사상 분야에서도 최근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자주·선군·사회주의의 길’, ‘인민중시, 군대중시, 청년중시 3대 전략’,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가 어떻게 정식화되며 기존의 주체사상, 선군정치와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 중앙위 청년층 발탁 여부 주목 

또 6차 당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제안한 것처럼 더욱 발전된 형태의 통일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연합연방제’를 구체화한 통일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측하지만 6.15공동선언이 사문화된 현 남북관계를 감안해 새로운 내용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당 운영의 정상화를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과거 6번의 당대회는 대략 10년 주기로 열려왔다. 그러나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이라는 경제위기를 겪으며 6차 당대회 목표 수행에 큰 차질이 생겼고 지난 36년 동안 당대회를 열지 못했다. 당대회는 당의 최고기관이기 때문에 당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당 운영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를 선거하므로 새로운 당 중앙위원들이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즉, 김정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세대들이 대거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청년중시, 청년강국을 강조하고 있어 청년세대나 상대적으로 젊은 4~50대 인사들이 중앙위원에 얼마나 발탁될 것인가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대회를 통해 당 체계를 개편하고 규약을 개정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후계문제를 해결한 6차 당대회와 비교해 이번 당대회가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미 지난 2012년 4월11일 열린 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당 제1비서로 추대했으므로 정확한 분석은 아니다.

한편 북한은 7차 당대회를 성과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지난 2월 말부터 ‘70일 전투’를 진행해 연일 새로운 성과들을 보도하고 있다. 70일 전투가 중반을 지난달 8일에는 당 중앙위 명의로 큰 성과를 낸 기업소 등에 축하문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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