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피를 흘리고, 유럽은 돈을 쓰고, 미국은 돈을 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전쟁의 본질을 간파한 문장이었던 탓에 국제 사회에서 크게 회자하였던 문장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이 돈 버는 방식 하나가 폭로되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명 “무기 가격 올려치기”가 그것이다.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인 스팅어 미사일은 그 대표적 사례. 2020년 스팅어 미사일의 단가는 기당 12만 달러 조금 못미쳤다. 그러나 2023년 들어와 스팅어 미사일은 40만 달러(한화 5억 상당)에 거래되었다. 3배 이상 가격이 오른 것. 3년 사이 생산 단가가 그만큼 올랐을 리는 없다. 제조업체인 레이시온사가 가격을 올려치기한 것이다.

▲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2022년 5월 도네츠크 지역의 전선에서 스팅어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난 2022년 5월 도네츠크 지역의 전선에서 스팅어 미사일을 겨누고 있다.

미국이 스팅어 미사일 지원 방침을 결정한 것은 2022년 2월 28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 세계의 대부분 언론은 이를 보도하면서, 정확도가 뛰어나 헬기를 비롯한 항공기를 격추하는데 탁월한 무기라고 홍보한다.

2022년 7월 레이시온사는 은퇴한 기술자들까지 다시 채용해서 생산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3D 프린팅 기술과 자동화 기술을 이용한 현대적 생산 방식만으로는 주문량을 생산할 수 없는 상황. 이미 폐기되었던 수십 년 전 설계도와 창고에 방치되어 있던 과거 생산장비까지 가동해야 생산량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협을 느낀 유럽 국가들 역시 스팅어 미사일 구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는 나토 동맹국에 스팅어 미사일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나토가 요청한 78억 8천만 달러 상당의 스팅어 미사일과 관련 장비의 대외군사판매를 미 국무부가 승인한 것이다. 나토는 스팅어 미사일을 940기 구매할 계획이다. 가격을 네 배 이상 올려도 주문은 쇄도한다. 레이시온사는 소위 ‘잭팟’이 터진 셈이다.

이런 현상은 단지 스팅어 미사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2016년 대당 184만 달러에 판매되던 브레들리 장갑차는 2022년 330만 달러에서 435만 달러 사이에서 거래되었다. 2003년 2억 2,500만 달러에 거래되던 MIM-104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은 2022년 10억 달러로 가격이 5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사일 가격 역시 대당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런 사실은 미국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가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이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많은 방위 산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로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밝혀졌다. 이 글에서 샌더스는 “미국은 올해 약 9천억 달러의 무기를 구매할 계획이며, 그 중 거의 절반은 소수의 방산업체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거대한 방산업체들이 세계에 파괴용 무기를 공급하면서 기록적인 이익을 얻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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