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안철수 선대위 임명? 총선 위기감 발로
안철수가 ‘간철수’로 되기까지
여야 구분 없는 단일화 전문가
이광재, 당 요청에 험지서 도지사 선거 완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재건축 추진 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금호1단지아파트를 방문해 김은혜, 안철수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재건축 추진 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금호1단지아파트를 방문해 김은혜, 안철수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당 대표 선거 이후 용도 폐기된 듯 보이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느닷없이 선대위원에 임명됐다. 안 의원 선대위원 임명이 과연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느닷없이 안철수 선대위 임명? 총선 위기감 발로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전략 지역에서 여당 후보가 열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김건희 특검 거부', '이종섭·황상무 사태', '친일·막말 공천' 논란 등으로 선거 한 달을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이 다시 부각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지난 12일 국민의힘은 느닷없이 공동선대위원장에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임명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고, 나머지 공동선대위원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재옥 원내대표로 친윤 일색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당 주류와 갈등을 겪었던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이들의 선대위원 임명에는 총선 대비 통합 이미지 구축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미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힌 안 의원의 선대위원 임명이 약이 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손을 잡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윤재옥,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2024.03.19.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손을 잡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윤재옥,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2024.03.19. ©뉴시스

안철수가 ‘간철수’로 되기까지

안 후보는 정치 무대에서 소신 없는 ‘철새’의 대명사로 통한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야권 단일화를 할 만큼 야당 성향이 짙은 것으로 여겨졌다.

2014년 그가 민주당과의 통합 신당 창당을 발표하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되었을 때까지도 그 같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모호하긴 하나 그가 말하는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했고, 제3지대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에 대한 믿음도 유지됐다.

그러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안철수의 ‘새정치’는 슬슬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여 낙선한 뒤, 그는 당내 호남계 의원들의 반발에도 친이계와 비박계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강행하여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불과 2년 만에 어마어마한 ‘우클릭’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한 것. 그에게 ‘간철수’라는 악명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여야 구분 없는 단일화 전문가

시민들은 더 이상 안철수의 정치 소신을 믿지 않았다. 그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득표율 19.55%을 기록하면서 당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조차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바른미래당으로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자 그는 2020년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다시 국민의당을 창당한다.

2021년에는 서울특별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제3지대 단일화 후보로 선출되었으나 최종 단계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하며 자리를 내줬다.

민주당 후보와 대선 단일화에서, 결국 국민의힘 후보와 시장 단일화로 널을 뛴 셈.

일관성 없는 그의 정치적 행보는 완전히 밑천을 드러내 더 이상 거리낄 게 없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끝내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였다. 이어 그는 2022년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안착했다.

그의 ‘새정치’가 ‘철새정치’로 판가름 되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6년에 불과했다.

▲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성남 분당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04. ©뉴시스
▲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성남 분당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04. ©뉴시스

이광재, 당 요청에 험지서 도지사 선거 완주

그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는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정계에 진출한 뒤 줄곧 민주당 소속을 유지하며 일관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비대위가 강원도지사 출마를 권유하자 본인의 3선 국회의원직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직까지 포기한 채 험지로 가 도지사 선거를 완주했다.

수시로 당을 옮겨 다니며 중앙 정치에만 골몰해 온 안철수 후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소신을 보여 온 셈.

지난 18일 여론조사 꽃에 따르면 분당갑 지역구에서 이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40.6%, 40.7%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조사기관: 여론조사 꽃. 조사기간: 3월13일-14일. 조사대상: 분당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8명. 조사방법: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표본오차: ±4.3%P, 95% 신뢰수준).

지지율 자체는 박빙이나, 많은 이들이 양 후보의 행보를 비교하며 안철수 후보의 낙선을 점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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