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남중국해에서 지정학적 '대어' 못 건진 필리핀(2024.3.5)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필리핀의 오락가락 입장에 불만이 많다.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해결을 주장하다가도, 중국의 ‘침략’을 비난하는 빈도가 잦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필리핀의 이런 행보를 역외 다른 나라를 끌어들여 대중국 견제 활동을 강화하려는 ‘확성기 외교’ 화술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이에 환구시보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해상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외교 노선’으로 선회할 것을 기대한다.<편집자주>

 

최근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빈번하게 표명하고 있다. 때로는 쌍방이 '접촉'하길 희망하고, 때로는 중국의 '침략'을 비난한다. 또한 '평화'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자고도 하고, 남중국해가 '폭발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런 발언이 중국 측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분쟁을 처리하는 올바른 궤도로 돌아가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를 끌어들여 남중국해에서 이른바 '대(對)중국' 활동을 벌이려는 '확성기 외교' 화술인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리핀의 현재 속셈이 무엇이든 다양한 국제 상황을 이용해서 남중국해 문제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국제 여론을 이용해 중국을 압박하여 남중국해의 주권과 권익을 잠식하려는 것은 명백하다.

지난해는 런아이 암초(仁爱礁), 올해에는 황옌다오(黄岩岛)까지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침해와 도발에 대한 일련의 홍보 활동을 편성했다. 어민·해상민병 등을 조직해서 의도적으로 도발하는가 하면, 서방 언론의 카메라를 통해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힌다"라는 식으로 왜곡 보도해 중국이 '지역 평화·안정의 파괴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어민들이 시안화물(氰化物)을 이용해 불법 조업을 한다"는 등 적반하장식의 혐의뿐 아니라, 중국의 정당하고 합당한 권리보호 행위를 '폭력적 추방', '신호 가리기' 등으로 몰아붙이는 등 중국의 관련 행위를 모독하고 모함하는 내용도 개발했다. 어떤 의미에서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확성기 전술을 통해 스스로를 기만하는 중독 상태에 빠졌다.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분쟁 마찰이 심화하고 있는 시비곡직은 매우 분명하다. 이른바 황옌다오 문제는 필리핀과 그 배후에 있는 나라들이 억지로 끼워 넣은 것으로, 관련 주장은 완전히 "도자기에 손을 대는(硬碰瓷)"*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필리핀의 영토 범위는 일련의 국제 조약에 의해 결정되는데, 황옌다오는 필리핀의 영토 범위 내에 있지 않다. 1997년 이전에도 필리핀은 황옌다오에 대한 영토 요구를 한 적이 없다. 필리핀과 가깝다는 이유로 황옌다오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나, 황옌다오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있다는 이유로 주권과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에 맞지 않다. 필리핀이 지극히 추앙해 마지 않는 '남중국해 중재안' 불법 판결조차 필리핀 측의 주장에 대해선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 도자기에 손을 대다(硬碰瓷)ㅡ 자신의 아이돌(偶像) 실력이 안 될 때 팬들이 억지로 다른 연예인과 비교해 자신의 아이돌 실력을 증명하려는 것을 가르키는 인터넷 용어.

필리핀이 중국의 선의를 악용해서 남중국해에 대한 도발에 나선 것은 마치 현대판 '농부와 뱀' * 우화로 불릴 만하다. 중국은 그동안 필리핀 어민들이 황옌다오 부근 조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는데, 필리핀 관공선의 황옌다오 침입은 '어민 생계'와는 전혀 무관한 문제다. 어느 나라의 어선 혹은 관공선이 서양 기자들을 많이 태우고 고기잡이를 하거나 섬에 상륙하려 할까? 필리핀이 잡으려고 하는 것은 바닷속 작은 물고기 몇 마리인지, 지정학적 투기의 대어인지?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는 핑계로 황옌다오에 가서 일을 일으키는 것이 분명하다.

*  '농부와 뱀'ㅡ 뱀이 자기를 구해준 농부를 물어 죽게 했다는 내용의 이솝 우화.

역외 강대국들에겐 자신들의 패권 수호를 위해 남중국해가 혼란스러울수록 좋다는 것은 모두들 잘 알고 있다. 서방 언론조차 그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관점"은 "아세안의 중요성은 중국에 대한 안보상 견제와 균형일 뿐이다", "(자신들과) 공동 사업을 추진토록 해야 한다"라고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서 '공동사업'이란 한마디로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고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 경쟁에 협력하는 것으로서, 지역 국가들이 가장 거부감을 갖고 반대하는 부분이다.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3월 4일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서방이 중국과 문제가 있더라도 말레이시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가 최근 몇 주간 두 번째 비슷한 관점을 밝힌 것으로서, 다른 아세안 국가 정상들도 과거에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세안 일원인 필리핀이 "늑대를 집안에 끌어 들이기" 와 "작은 울타리 쌓기"에 열중하면서 지역 국가보다는 서방에 훨씬 더 다정해 하는데, 지역 국가들이 여기에 호응하거나 지지할 수 있겠나?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필리핀 측의 잘못된 발언에 응대하며 연속적으로 6가지 질문을 던졌다. 남중국해 정세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누가 끊임없이 중국 위협론을 퍼뜨리고 있는가? 누가 도처에서 패거리를 지어 진영 대결을 펼치는가? 경제적 협박은 누가 발명한 것인가? 발단은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이 6가지 질문과 그 자명한 답은 기본적으로 최근 남중국해의 불안정한 진실을 요약하고 있기에, 필리핀 측이 깊이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 역시 "중국과의 해상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필리핀 측의 발언이, 분쟁의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려는 '외교적 언사'에 그치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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