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교체율 45% vs 30%
-낙천 대상자 공천 수
-시스템 공천 vs 사천

여야 공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모두 시스템 공천을 천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비명횡사’(비명계 공천 탈락), 국민의힘은 ‘건생구팽’(김건희 방탄 후 공천 락)이라는 구설에 올랐다.

공천이 국회로 진출하는 1차 관문이라는 점에서 잡음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볼륨을 가능한 줄이고 결과로 드러난 객관적 지표만으로 여야의 공천 점수를 매겨 본다.

현역 교체율 46% vs 30%

현역의원 교체율은 혁신 공천에서 큰 점수를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45%인 반면, 국민의힘은 30%에 그쳤다.

역대 총선 현역 교체율은 18대 44.8%, 19대 49.3%, 20대 42.3%, 21대 50.3%였다. 이에 비해 이번 국민의힘 현역 교체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3선 이상의 중진 교체율에서 국민의힘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3선 이상 26명 중 김영선, 이채익 의원만 공천에서 탈락했을 뿐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이명수 홍문표 의원을 포함해도 교체율은 16%로 현역 교체율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국민의힘 현역 교체율이 낮은 이유는 '김건희 특검'을 막기위해 현역 공천이 늦어진 결과다.

민주당은 3선 이상 중진을 38% 넘게 물갈이함으로써 국민의힘 현역 교체율보다 높게 나왔다.

낙천 대상자 공천 수

전국 19개의 의제별 연대기구와 7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된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는 46명의 공천반대 명단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37명, 민주당 7명, 개혁신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가장 많은 낙천 제안을 받았고, 5위까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낙천 명단 중 국민의힘은 5명만 빼고 정진석, 원희룡, 박진 등 31명을 공천했다. 민주당은 정청래 등 3명을 공천했다.

특히 ▲돈봉투 수수 장면이 CCTV에 찍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우택, ▲조선 강토와 외교권을 강탈해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한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를 키운 선례’라고 미화한 성일종, ▲‘5·18에 북 개입, 박근혜 탄핵 촛불은 북한이 사주’ 발언을 한 도태우,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의 지휘계통에 있던 신범철 국방차관과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필담을 나누다가 퇴장 조치당한 김은혜 대통령실 대변인 등 모두 국민의힘 총선 후보로 공천받았다.

시스템 공천 vs 사천

양 당이 모두 시스템 공천을 자랑한다. 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천’이 작용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공천은 ▲현역 하위 10%는 배제, ▲하위 30%는 20% 감점, ▲3선 이상 중진은 15% 감점, ▲신인은 20% 가점으로 요약된다.

우선 공천에서 배제되는 하위 10% 7명의 명단은 끝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또한 하위 30%에 든 현역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면 감점을 피할 수 있어, 다른 지역 출마자도 다수 생겼다.

무엇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각각 15점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국, ‘하위 10%’만 아니라면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공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에서 ‘사천’ 논란이 일게 된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은 당헌‧당규에 따라 세부 평가 지표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국민 참여 공천제'를 통해 확정된다. 공천 심사 지표는 ▲도덕성 ▲정체성 ▲기여도 ▲의정 활동 능력 ▲여론조사 ▲ 면접 등 6대 기준으로 구성돼 있다. 하위 10%는 30점, 하위 20%는 20점이 각각 감점된다.

국민참여공천은 현역이 있는 경우 당원에게 한정하고, 원외 인사들의 경쟁이면 5:5 비중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국 하위 20%에 들면 공천받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공관위가 평가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개별 통보했을 때 ‘비명횡사’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김영주 부의장을 비롯해 설훈·홍영표 의원 등은 탈당을 결행했다.

평가가 공정했는지 여부는 점수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언론 보도에는 문제가 많다. 처음 하위 20%에 해당한 후보는 ‘비명’으로 분류했다가 컷오프되지 않고 살아나면 다시 ‘친명’으로 최종 경선에서 탈락하면 다시 ‘비명’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는 “단수공천 받으니까 친명이 되었다가, 경선이 되니까 비명이 되었다가, 다시 단수로 바뀌니까 친명이라고 쓰는 게 언론인가”라며 ‘비명횡사’ 논란에 선을 그었다.

실제 지금까지 민주당이 단수공천을 받은 현역의원들 가운데는 비명계나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으로 당의 공천을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고민정 의원이 서울 광진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친명 인사임을 강조했던 김상진 전 지역위원장은 같은 지역구에서 컷오프됐다.

고 의원 외에도 친문으로 분류되는 이인영, 한정애, 박범계, 진선미, 윤건영, 한병도, 정태호 의원 등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공천이 확정됐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장관을 역임했거나 청와대 참모로 근무했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