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대신 도태우·유영하 공천 "도로새누리당"
주인 없는 꽃밭 국민공천?, 사실상 내리꽂기

'김건희 방탄 공천'이 끝난 정부·여당은 현역의원을 용도 폐기 하는 분위기다. 쌍특검 부결 이틀 후, 국민의힘은 뒤늦게 현역의원 물갈이에 들어갔다.

지난 2일 발표된 공천심사결과 김희곤, 김병욱, 임병헌 의원이 경선에 패배한 데 이어, 3선의 창원 의창 김영선 의원이 컷오프됐다. 하루만에 4명의 현역이 탈락한 것.

이어 5일에는 대구 달서구 갑에 초선인 홍석준 의원도 컷오프 당했다. 여당은 이 자리에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 공천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대구 중·남구에 후보가 된 도태우 변호사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탄핵 국면에서 변호를 맡기도 했다. 민주당은 유 변호사 공천에 “국민의 눈높이 운운하더니, 도로새누리당”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박성중 의원 지역구인 서초을에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 강남병에는 인재영입으로 들어온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단수 공천했다. 강남·서초는 민주당 의원이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여당의 대표적인 텃밭이다.

이로써 서초을 대진표는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일찍이 출마를 선언해 신동욱 전 앵커와 맞붙는다.

서초을에 지역구를 뒀던 박성중 의원과 후보 신청을 했던 지성호 의원은 컷오프됐다.

대신 박성중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 부천을에 공천됐다. 부천을은 3파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부천을 설훈 의원이 최근 민주당 내 공천 갈등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설훈 의원이 단일화하지 않는 이상 부천을은 3자 구도가 유력하다. 이에 표가 분산될 것을 예상한 여당이 박 의원을 공천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배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배웅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주인 없는 꽃밭 국민공천?, 사실상 내리꽂기

국민의힘은 강남갑·을, 울산 남구갑, 대구 동구군위군갑·북구갑 다섯 곳을 ‘국민추천 공천’으로 정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추천 공천’이란 온라인을 통해 국민이 지역 후보를 추천하는 제도다. 

그러나, 면접을 통한 최종 후보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한다. 사실상 지도부의 입김이 들어간 공천에 “궁색 맞추기 용 아니냐” 지적을 받는다. 

여당이 국민추천을 받겠다고 전한 지역구 모두 여당의 텃밭 지역이다. 대부분 현역의원이 탈락했거나, 다른 지역구로 옮겨진 상태라 지도부가 면접을 통해 내리꽂기만 하면 당선이 유력한 지역이기도 하다.

향후 이곳에 어떤 인물이 공천을 받는지에 따라, 이번 공천에 누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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