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 vs “내가 시켰다는 거냐” 국민의힘 이전투구
5선 정우택 vs 탈환 노리는 민주당 맞대결

각 정당의 공천 결과가 하나둘 발표되면서 4.10총선 대진표가 완성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충북 ‘청주 상당’은 국민의힘 5선 정우택 의원(국회 부의장)의 지역구로, 각 당 공천 결과에 따라 본선에서 정 의원과 민주당 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거물급 맞대결 여부가 관심이다.

그러나 여야 빅매치가 성사되기도 전, 당내 공천 경쟁에서 집안싸움을 벌이는 지역구도 바로 ‘청주 상당’이다. 정우택 의원의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 정치 경험을 경쟁력으로 앞세울 심산인 중진의원도 의혹 폭로와 난타전을 피해 갈 수 없다.

“정치공작” vs “내가 시켰다는 거냐” 국민의힘 이전투구

2022년 정우택 의원이 지역구의 한 카페에서 봉투를 건네받는 모습이 CCTV 영상에 찍혔고, 한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정 의원 측에 금품 등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도 나왔다.

CCTV 영상을 보면, 카페 사장 A씨와 정 의원이 영업하지 않는 빈 카페의 별관으로 들어온다. 곧이어 A씨가 뒷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정 의원에게 건네려 했다. 정 의원은 급히 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상대가 허리를 숙이며 계속 부탁하자 봉투를 쥔 오른손을 바지 뒷주머니 쪽으로 가져가면서 밖으로 나간다. 정 의원 측은 “(상대가) 봉투를 주려 한 건 맞지만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뉴시스
ⓒ뉴시스

정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 면접을 하루 앞둔 저녁에 영상이 공개된 것을 두고,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현재 같은 당 윤갑근 전 도당위원장과 공천을 놓고 맞대결 중이다. 세 번째 공천 대결이다.

윤갑근 예비후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공작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이냐. 내가 돈을 주라고 시켰다는 것이냐. CCTV(영상을) 찍으라고 시켰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범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팩트를 가지고 싸워야 한다”면서 “CCTV 영상 자체가 존재하는데 자꾸 다른 얘기를 하는지, 그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인지 아닌지를 법률적으로 다뤄야 하는데 (정 의원이) 탄압받고 있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A씨가 운영하는 카페는 2021년 4월경 개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린생활시설’ 허가가 나지 않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A씨는 소매점으로 신고 후 불법으로 카페를 운영해 왔다. 결국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주시에 적발돼 3차례 단속돼 벌금을 냈고, 추가 적발 시 구속된다는 말을 듣고 2021년 말경 운영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A씨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 의원 측에 카페를 정상 영업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정 의원 보좌진은 현행법상 어렵다고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CTV 영상 함께 공개된,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후원금을 포함해 정 의원과 보좌진에게 5차례에 걸쳐 총 800만 원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적혀있다. 이 중엔 ‘10월 1일 의원님 등과 파티한 후 별관으로 가서 봉투 100만 원 드림’, ‘파티대금 양주, 송이, 고기 100만 원’이라는 내용 등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그 자리에서 돌려주지, 뭐 하러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가 나중에 돌려주냐”고 비판한 데 이어, “자기는 불법 업자에게 불법 청탁을 받으면서, 명백한 뇌물을 봉투로 받아 놓고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느냐”며 “이건 당연히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5선 정우택 vs 탈환 노리는 민주당 맞대결

정우택 의원은 1996년 제15대 국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섯 차례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총선은 6선 도전이다.

충북 청주상당 선거구는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현 예비후보)이 맞붙어 정 전 의원이 승리한 곳이다. 당시 정우택 의원은 윤 전 고검장과 경선을 치렀다가 패하면서 험지였던 흥덕 선거구로 옮겨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정정순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2022년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우택 의원은 다시 상당으로 돌아와 당선했다.

따라서 민주당도 당선을 포기할 수 없는 지역구로, 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실 비서실장까지 후보로 등판했다.

당내 경선을 벌이는 정우택 의원과 윤갑근 후보와의 재대결 난타전, 그리고 노영민 후보와의 거물급 대결 여부까지 청주 상당에 긴장이 흐른다. 정 의원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공천 경쟁에서 ‘-15% 감점’을 안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23~24일 양일간 여론조사를 거쳐 오는 25일 청주 상당구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노영민 후보 외에 이강일 전 상당구 지역위원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