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갑...친윤 홍석준 vs 친박 유영하
경북 경산...친윤 조지연 vs 친박 최경환
군위·의성·청송·영덕군...친윤 김태한 vs 친박 김재원
고령·성주·칠곡군...물마신 친박 이완영, 친윤 단수공천 가능성 커져

22대 총선이 5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남(대구·경북·부산·경남)지역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 이전투구가 격화하고 있다. 영남지역은 보수세가 강한 양지인 만큼 기싸움이 치열한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친윤석열(친윤)·용산 대통령실 출신 후보와 친박근혜(친박) 후보의 격돌이다.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대통령실 참모 출신 38명 중 17명이 서울 강남과 영남지역에 줄을 섰다. 이에 정치권에서 ‘일방적인 윤심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더불어 국정농단 사건 이후 잠잠했던 친박계 인사들도 영남 일대에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적 재기에 나섰다.

특히 이들은 공천이 금배지로 직결되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노림으로써 용산 출신 인사들과 상당한 잡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울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울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현재 TK 지역에 출마한 친박 인사들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완영 전 국회의원, 유영하 변호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이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대구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어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친윤과 친박이 맞붙는 지역은 경북 경산, 대구 달서구갑, 군위·의성·청송·영덕군, 고령·성주·칠곡군 등 4곳이다.

대구 달서구갑...친윤 홍석준 vs 친박 유영하

대구 달서구갑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앞장서 윤석열 지지를 선언한 ‘친윤’ 홍석준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는 대선 당시 대구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개국공신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가 달서구갑에 출마를 선언하며 그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 변호사는 최근 대구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며 본인이 ‘박심 후보’임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사격은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의뢰한 2월 첫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달서구갑 선거구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는 유 변호사가 32.1%로, 지역구 현역으로서 28.9%를 받은 홍 의원을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기간: 2월 3-4일. 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조사대상: 달서구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2명. 응답률: 7.2%.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P. 조사방법: 무선가상번호 활용한 ARS).

경북 경산...친윤 조지연 vs 친박 최경환

경북 경산의 친윤 후보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관리했던 인연을 강조하며 초선을 노리고 있다.

한편 친박 실세로 알려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경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조 전 행정관과 각을 뜰 예정이다.

본래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려 했으나, 복당이 무산되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 이에 최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민심을 외면하며 경선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복당이 무산된 실제 이유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예산증액을 돕는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복역한 전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은 친박으로 시작해 현재 친윤으로 분류되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이기에 그도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친박 실세와 용산 출신 윤석열 키즈를 동시 상대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군위·의성·청송·영덕군...친윤 김태한 vs 친박 김재원

군위·의성·청송·영덕군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용산 출신 인물로는 김태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있다. 그는 2021년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된 인물로, 새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세에 임하고 있다.

같은 지역구에 친박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 예비후보는 2023년 초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의 예배에 참석하여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4·3 사건 추념일은 격이 낮다고 주장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는 관련 발언으로 올해 5월까지 당원권이 정지됐으나 지난해 말 징계가 취소되어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령·성주·칠곡군...물마신 친박 이완영, 친윤 단수공천 가능성 커져

김재원 후보와 같이 복권된 친박이 있는가 하면, 고배를 마신 친박도 있다.

고령·성주·칠곡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국민의힘 이완영 전 의원은 지난 6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무고 혐의 등 대법원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반발하며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친윤계 정희용 후보에 밀려날 모양새다.

고령·성주·칠곡군에서 초선을 지낸 정희용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첫발을 들인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한 뒤 지난 1월부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할 만큼 친윤의 숨은 실세다.

이에 국민의힘 공관위가 친박계 대항마 이 전 의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정희용 의원의 단수공천을 위한 포석을 깔아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부적격 판정으로 공천 심사에서 배제된 이들은 이 전 의원을 비롯, 29명에 달한다. 이에 부적격 대상자들은 일제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공관위를 장악한 결과’라며 성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부적격 판정 결과에 대해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의 입맛대로 설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을 겨냥해 "추악한 완장질 했다고 솔직한 양심고백이나 하라"고 비판했다.

공천 잡음이 가시화되며 국민의힘 내 알력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연 친박의 복귀를 용산이 두고 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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