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냉전 격돌 지역 ③ 서아프리카

서아프리카 반제국주의 동맹의 탄생

지난해 7월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친프랑스 정권을 무너뜨리는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다. 나이지리아 등 인근 친제국주의 국가들이 니제르 쿠데타를 무위로 돌리기 위한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서아프리카에서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니제르는 반제국주의 동맹으로 대응했다. 니제르는 2023년 9월 16일 부르키나파소, 말리와 함께 외부 침략의 위협에 맞서 상호 군사 원조를 제공하는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이들 삼국은 제국주의 세력을 자국에서 몰아내는 군부 쿠데타를 성공시킨 국가들이다. 이 동맹은 사헬지역 국가들의 동맹이라는 의미에서 사헬국가동맹(ASS: the Alliance of Sahel States)이라고 불린다.

▲ 2023년 9월 16일 사헬국가동맹이 결성되었다.
▲ 2023년 9월 16일 사헬국가동맹이 결성되었다.

연방 국가 창설을 목표로 하는 사헬국가동맹의 적극적 행보

이들의 협력을 한 걸음 더 진전하여 연방 국가 창설을 모색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삼국 외무장관은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 모여 “궁극적으로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를 통합하는 연방(federation)을 구축하기 위해 삼국 ‘사헬 국가 동맹’(ASS)의 국가원수들에게 연합(confederation) 창설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동맹-연합의 단계를 거쳐 하나의 연방 국가로 통합하는 과정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동맹을 결성한 이후 이들 삼국은 11월 25일 경제통상장관 회의를 열어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ASS 지역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 댐과 도로 등 기반 시설 건설 프로젝트, 공동의 식품안전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헬국가동맹은 1월 29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탈퇴를 선언하면서 반제국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서아프리카 지역 15개 나라로 구성된 친제국주의 성향의 ECOWAS는 반제국주의 쿠데타를 일으킨 국가에 경제 제재를 가해 왔으며, 지난해 8월에는 연합군을 결성하여 니제르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러시아와 협력 강화하는 사헬국가동맹

지난해 12월 초 러시아 국방차관이 니제르를 방문하여 러시아-니제르 군사협력을 논의했다. 같은 날 니제르 군사정권은 이전 친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과 체결한 2건의 군사협정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출발한 러시아 무료 곡물 2만 5천 톤이 도착하여 2024년 1월 26일 러시아 무료 곡물 전달식이 부르키나파소에서 진행되었다. 전달식에서 부르키나파소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수량, 납품 기한 등 모든 면에서 우리와의 약속을 지켰다”라고 평가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러시아의 강력하고 적극적인 연대”에 사의를 표했다.

▲ 1월 26일 러시아 무료 곡물 전달식이 부르키나파소에서 진행되었다.
▲ 1월 26일 러시아 무료 곡물 전달식이 부르키나파소에서 진행되었다.

ECOWAS 지역에 드론기지 배치하는 미국

1월 3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에 군용 드론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나, 코트디부아르, 베냉 등이 주요 후보국인데, 이들은 모두 ECOWAS 회원국이며, 사헬국가동맹과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과 프랑스는 ECOWAS 국가들을 동원해 니제르 쿠데타를 무위로 돌리려는 군사 작전을 추진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미국의 서아프리카 드론 배치는 사헬국가동맹의 반제국주의 행보를 직접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군이 있는 곳에서 항상 군사 긴장이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2024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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