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냉전 격돌 지역 ① 우크라이나

2023년 우크라이나 풍경: 실패한 ‘반격’, 자중지란에 빠진 우크라이나

지난해 우크라이나는 돈바스를 탈환하기 위한 ‘반격’(counter-offensive)을 본격화했다. 미국은 다연장 로켓 M142 HIMARS와 러시아군 동향에 대한 정찰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그러나 ‘반격’은 끝내 실패했다. 탈환 작전을 수행할 병력과 무기가 소진했다. 우크라이나의 징병 사무소는 나이가 많은 인력을 소집해야 하고, 현재 우크라이나 군인의 평균 연령은 ‘놀랍게도’ 43세이다. 징병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뇌물이 오가면서 징병 사무소는 부패가 만연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1/5은 여전히 러시아의 점령 아래 있다.

12월 8일 미국 관리와 우크라이나 관리는 한 달에 걸친 평가 회의 끝에 “반격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반격의 느린 속도, 젤렌스키와 잘루즈니의 균열, 군대 동원의 실패, 포탄의 부족 등이 실패 원인으로 제기되었다.

반격 작전의 실패는 우크라이나의 자중지란을 초래했다. 11월 1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잘루즈니는 이코노미스트에 “우리는 교착상태”라며 “깊고 아름다운 돌파구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실토했다. 젤렌스키는 “(잘루즈니의 발언은) 침략자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대통령실은 잘루즈니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을 해임했다. 12월 17일 잘루즈니의 집무실 중 한 곳에서 도청 장치가 발견됐다. 젤렌스키가 설치한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반격’ 실패의 후과는 컸다.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패키지 군사 지원을 승인해 달라는 바이든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 젤렌스키가 워싱턴으로까지 찾아가 지원을 호소했으나, 미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하원의원들은 젤렌스키를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미 상원의원들은 젤렌스키의 ‘기괴한’ 의회 방문을 비웃었다.

위기 처한 젤렌스키, 대선 패싱으로 정면돌파 시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바이든과 미 하원의 대립으로 기대 난망이다. 지난해 반격 실패 이후, 미국은 “공격에서 방어로” 전환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크라이나 병원은 다친 우크라이나 군인들로 가득하다. 최전선에서 불과 몇 시간 떨어진 우크라이나의 한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매일 40~100명의 중상을 입은 군인들이 들어오고, 매일 50~100건의 수술을 한다.

젤렌스키와 독재와 전쟁터에서의 패배에 싫증 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정서는 쿠데타 직전에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온다. 쿠데타 시도가 우크라이나 내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1월 27일 4천만 달러에 달하고, 국방부 전현직 관리들이 연루된 국방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다. 젤렌스키가 정치적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젤렌스키가 선택한 것은 정면돌파이다. 1단계로, 최대의 정적인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하고 영국 대사로 보내려 한다. 젤렌스키에 염증을 느낀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 잘루즈니의 지지가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단계로, 2월 2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새로운 군 동원법을 의회에 제출했다. 전투 복무에 동원될 수 있는 나이를 27세에서 25세로 낮추고, 해외 체류 중인 25~60세 남성을 징집 대상으로 규정했다. 새 법에 따르면 병역 기피자는 해외여행 금지, 은행 계좌 차단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가석방된 사람도 징집 대상이다. 가능한 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3단계로, 대선을 연기하여 대통령 임기를 연장한다. 2월 6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5월 13일까지 계엄령을 연장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2024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대선을 치른다. 단, 계엄령 기간에는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전쟁을 계속할 ‘합법적인’ 권한을 갖게 되었다.

젤렌스키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우크라이나의 ‘고달픈’ 전쟁은 계속된다. 미국과 서방의 지원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엔 러시아와의 전선을 돌파할 힘이 더이상 없다. 젤렌스키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분열상은 더 심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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