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전쟁 의도가 없다”라면서 왜 미국은 항상 전쟁을 일으키는가(2024.2.4)

미국은 ‘이란의 지지 세력’을 공격한다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권을 침해했다. 이는 명백히 유엔헌장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환구시보는 규정한다. 난폭한 경제제재와 군사공격을 패권 유지 수단으로 삼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환구시보는 지적한다.<편집자주>

미국은 2월 2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및 그 부속조직’의 85개 이상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란의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는 더욱 복잡하면서도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상대방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것이 진심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여전히 양측은 직접적인 충돌 심지어는 전쟁으로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도대체 어떤 힘, 어떤 논리가 뒤에서 밀어붙이는지 깊이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사건 발생 후 이라크·시리아·이란 3국 모두 미국의 공습에 가장 먼저 분노와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우선 지적해야 할 것은, 미국의 이러한 행동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미국은 ‘이란의 지지 세력’을 공격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미국이 패권을 수호할 때 보여준 거침없는 행동에 국제사회는 어떻게 해서든 제동을 걸어야만 한다. 중국은 일관되게 평화적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국제관계에서 무력이나 위협의 사용을 반대해 왔다. 즉 각국은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권, 독립과 영토 보전은 확실하게 존중되고 수호되어야 한다. 미국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우리의 반대와 비난은 매우 분명하다.

또한 우리는 미국-이란 게임을 예로 들어 지정학적 위험 및 위험의 근원을 깊이 파헤치고 싶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이란은 얽히고설킨 갈등과 게임으로 중동 정세 변동의 기본 축이 되었다. 인정해야 할 부분은 미국과 이란이 모두 지정학적 정치의 고수이지만, 사태는 지금 직접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지역 정세가 스스로 악화가 가속화되는 내재적이고 객관적인 관성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란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양측의 주관적 의사에 의해 전환되지도 못한다. 또한 충격이 미국-이란 양국에 국한되지도 않을 것이며, 중동의 어떠한 충돌도 외부적 파급성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미국의 패권주의가 문제의 핵심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글로벌 패권과 지역 강대국 사이에는 구조적인 모순이 존재한다. 그런데 미국의 패권 유지 수단과 방법은 여전히 단순하고 난폭한 경제제재와 군사 공격에 머물러 있다. 그 때문에 효용 가치는 현저히 감소하여 상황의 복잡한 진화와 급속한 발전에 적응할 수 없다. 이번 공습을 비롯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후 중동에서의 거의 모든 군사작전 이후, 미국은 “더 넓은 범위의 충돌을 추구할 의사가 없다”라고 강조하면서도,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고 중동 정책을 조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생기는 현실적 결과는, 미국이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할수록 오히려 갈등에 빠져들게 된다.

미군 폭격기가 기지에서 이륙한 같은 날, 영국 BBC는 미국과 유럽의 현직 관리 800여 명이 가자지구 분쟁에서 자국 정부의 정책이 “엄중한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들은 자신들이 내부적으로 전문적인 우려를 표명했지만, “정치적, 이념적 요인에 의해 거부당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일로, 서방 동맹국 내에서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최근의 징후이다. 문제가 서방 특히 미국의 잘못된 중동 정책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서방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막강한 영향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예견한 바대로’ 중동 딜레마에 빠졌든 혹은 ‘예견한 바대로’의 보복행위였든지 간에 중동에서 미국의 그 같은 행동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지금, 만약 국제적인 공감대가 있다면 그것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염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양국 대안’을 대체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의 진정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습격-보복'의 고리를 끊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며, 워싱턴은 ‘전쟁 직전 상황’에서 여유롭게 헤쳐나올 능력은 없게 될 것이다.

수년간 이란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해온 미국이 현재 ‘이란의 지지 세력’을 직접 공습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제재 수단이 무력화되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무력 사용의 부작용은 (경제) 제재보다도 훨씬 클 것이다. 미국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봐야겠지만, 그토록 오랜 기간 미국은 제재와 무력 사용에 대한 경로 의존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하는 듯하다. 미국의 전략적 딜레마가 분명히 지역적이며 세계적인 큰 문제가 되었음을 우리는 반드시 지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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