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무력으로 홍해의 평온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2024.1.13)

미국과 영국은 1월 12일 새벽(현지시간) 예멘의 수도 사나, 서부 홍해 도시 호데이다, 북부 사다주 내 여러 목표물을 공습했다. 홍해 상황은 새로운 긴장 고조로 이어지고 추가적 후속 조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미·영의 공습은 마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홍해 결의를 채택한 다음 날 발생했다. 마치 유엔 결의가 미·영의 행동에 청신호를 켜준 듯한 느낌을 준다. 반드시 지적할 것은, 미·영이 의도적으로 이런 착각을 만들려 했을지는 모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과 일본이 제출한 이 결의안은 찬성 11표, 반대 0표, 기권 4표로 통과됐으며, 후티 무장세력을 향해 “세계 비즈니스, 항해 권리, 자유, 지역 평화를 방해하는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는 촉구를 담고 있다. 러시아, 중국, 알제리, 모잠비크는 기권했다.

▲ 미국 전투기가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 60곳 이상의 목표물에 대한 야간 공격을 위해 이륙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중부사령부(Us Central Command)
▲ 미국 전투기가 예멘에 있는 후티 반군 60곳 이상의 목표물에 대한 야간 공격을 위해 이륙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중부사령부(Us Central Command)

홍해 해역은 중요한 국제 화물 및 에너지 무역 통로이며, 그 안정성은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과 관련된다. 중국은 “어떤 나라도 홍해에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이 결의안의 관련 조항을 왜곡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뜻밖에도 중국이 우려했던 일은 다음 날 바로 현실이 되었다. 미·영의 공격 이후 요르단과 오만 등 미국 일부 중동 동맹국들은 상황이 통제 불능 사태로 흐를 수 있다며 우려했다. 예멘의 이웃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사태 격화를 피하라고 촉구했다. 커리 전 예멘 주재 미국 공관 부단장은 예멘에 대한 공격은 “심각한 실수”라며 “미국 외교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미국은 사실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직접적인 참여자”가 됐다.

현재 이 지역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한번 분출된 홍해 분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예멘 후티 무장 ‘최고정치위원회’는 “미·영 양국의 ‘모든 이익’이 후티 무장세력의 ‘합법적 타격 목표’가 됐다.”라고 선포했다. 미·영에 대한 보복과 교란이 또 다른 공격 사이클을 가져옴으로써, 다중의 충돌을 분출시킬 수 있다. 어쨌든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은 커졌고, 정도 역시 심화했다. 이 같은 결과를 각 당사국은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피해야만 한다.

사태가 이 수준에 이른 것은 우연과 필연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미국이 자신의 행동 양식과 논리에 따라 상황을 한 발 한 발 여기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미국의 편협한 입장이 충돌의 장기적 지속과 새로운 분출을 초래했다. 모순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복잡한 역사적 경로를 가지고 있는 중동 문제에 대해서, 미국의 대응 전략은 너무 간단하고 심지어는 거칠기까지 하다.

군사적 수단은 여전히 미국이 가장 익숙하고 선호하는 방법이다. 시리아 및 현재 예멘의 후티 반군을 포함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에 적용되었으며, 이미 미국의 경로 의존성이 되었다. 얼마간의 피의 교훈이 말해주는 것은, 무력을 주요 수단으로 삼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복잡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결국 다시 정치적 해결의 길로 돌아가야 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가자지구에서 즉각적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일체를 압도하는 전제이며, 국제 외교 노력의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홍해 위기든, 지금까지 질질 끌고 있는 가자 분쟁이든, 진정한 문제 해결의 길을 찾는 것은 항상 분명하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이다. 그러나 이 핵심 요구에 대해 미국은 지금 진정으로 지지하는 행동을 취할 용기가 없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석 달 동안 중동 지역을 네 차례나 뛰어다니면서 그렇게 많은 힘을 쏟았지만, ‘즉각 휴전’이란 말조차 할 수 없었다. 만약 계속해서 현재의 길을 간다면, 워싱턴은 중동 문제의 해결사가 아닌 위험(리스크)의 적극적인 확산자가 될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군 공격의 목적은 홍해 공격을 중단토록 후티 무장세력을 압박하는 것, 이미 불안정한 이 지역에서 더 이상 충돌을 피하는 것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종의 균형 추구는 미국에 있어서는 인식의 진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군사적 타격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그렇지 않고 불균형을 심화시킬까? 과연 홍해를 다시 평온하게 만들 수 있을까? 답은 분명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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