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면전에 든 피켓 ‘줄일 건 예산이 아니고 윤의 임기!’
"이렇게 오는 것만 해도 나는 되게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탄핵, 죽 쒀서 개 주지 않으려면?
대통령 탄핵과 개헌, 동시 추진이 핵심
지역구, 국민의힘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전주 들었다 놨던 진보당 바람, 탄핵과 개헌 바람 타고 전국으로 퍼지길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대장동50억클럽 특검이 동시에 상정된 28일, 특검 찬성 발언에 나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 김준 기자
▲국회 본회의에 김건희‧대장동50억클럽 특검이 동시에 상정된 28일, 특검 찬성 발언에 나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 김준 기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내년 총선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거”라고 규정했다. 총선을 앞둔 흔한 정치적 언사일 수 있다. 하지만, 강 의원은 달랐다.

강 의원은 “야권이 총단결하는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고, 국민의힘과 1:1 구도를 형성해 200석을 확보, 반드시 탄핵하겠다”라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추진해, 박근혜 탄핵 때처럼 ‘죽 쒀서 개주는 꼴’을 당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난 4월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하나뿐인 진보당 의원이다. 그래서 가장 진보당스러운 의정활동은 무엇이었냐고 물었더니, “윤 대통령 면전에서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쓴 피켓을 든 것”이라고 했다.

택배노동자 출신의 강 의원은 노조법 2, 3조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해 “오히려 고맙다. 덕분에 윤석열 정권의 반민생 반노동적 본질을 똑똑히 볼 수 있게 되었고, 노동자의 투쟁 의지도 더 불타게 만들었다”며 아직도 식지 않은 분노를 뿜어냈다.

전주을 지역구 주민에게 강 의원은 “선거 때 ‘이자제한법’을 공약했는데, 아직 상임위 문턱도 못 넘었다”며 “1년은 너무 짧고, 혼자서는 힘에 부친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진보당의 내년 총선 목표는 10석이라고 답한 강 의원은 “지난 4월 전주를 들었다놨던 진보당 바람이 내년 4월에는 탄핵과 개헌 바람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을 희망했다.

와이셔츠에 몰래 넣어서 들어간 피켓, ‘줄일 건 예산이 아니고 윤의 임기!’

이렇게 오는 것만 해도 나는 되게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Q. 국회의원 1년 차를 돌아보며 가장 진보당스러운 의정활동은 무엇이었나?

▲ 강성희 : 지난 10월 대통령이 예산심의에 앞서 국회를 방문했을 때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쓴 피켓을 든 것을 꼽고 싶다. 왜냐하면 의원은 대통령에게 국민의 의사를 전달할 의무가 있고, 주민의 뜻을 받들어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주에 가서 지역주민을 만나면 ‘윤석열 빨리 끌어내리지 않고 뭐하냐’는 말뿐이다.

사실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장에 피켓을 들고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뺏길까 봐 와이셔츠에 피켓을 넣어서 들어갔다.

Q. 지역구 활동에서 주민들에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무엇인가?

▲ 강성희 : 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10일 동안 당선인사를 드렸다. 선거 때 함께 했던 당원 200여 명과 같이. 시민들이 당선되고 나서 이렇게 인사하고 쓰레기 줍는 애들은 처음 본다며 고마워했다. 당원들도 떠날 때 눈물을 흘렸다. 그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금, 토, 일 3일은 전주에 내려가는데, 주로 새벽에 버스 첫차 기사님들이나 건설노동자를 만나고, 청과물시장 새벽시장을 다닌다. 그러면 ‘선거가 끝났는데 이렇게 다니는 의원 처음 본다. 이렇게 오는 것만 해도 나는 되게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얘기해줄 때 정말 뿌듯하다.

Q. 택배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노조법2,3조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더 분노했을 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한 말씀?

▲ 강성희 : 이렇게 말해도 되나. 윤석열이 고맙다. 다행이다.(웃음) 노동조합 하면 신세 조진다는 세간의 속설이 있는데, 그 속설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현행법이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바꿔보려고 한 것이 노조법 2조 3조다. 더구나 개정 노조법은 대기업노동자가 아니라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를 위한 법이다. 그런데 이를 ‘산업의 평화를 파괴한다’는 거짓 선동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니, 노동자가 투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거부권 행사로 윤석열 정권의 본질을 알게 됐고, 더 큰 투쟁을 할 수 있게 됐다. 2천만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윤석열을 탄핵해야 하는데, 이를 계기로 노동자가 투쟁의 맨 앞장에 서게 됐다. 그래서 오히려 고맙다고 표현했다.

Q. 대표 발의안들이 아직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된다는 가정하에) 남은 임기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 1개를 고른다면?

▲ 강성희 : 저희가 법안 발의를 여러 건 했는데, 법안소위에서 논의를 시작조차 못했다. 선거 때 ‘이자제한법’을 공약했는데 이법도 마찬가지다. 22대 국회 임기가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상임위도 안 열리고... ‘우리한테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여러 가지 법안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꼭 된다면 ‘지역 공공은행 설립에 관한 법’이라도 꼭 통과시키고 싶다. 이를 통해 어려운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돕고 지역 경제 순환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

대통령 탄핵, 죽 쒀서 개 주지 않으려면?

대통령 탄핵과 개헌, 동시 추진이 핵심

Q. ‘내년 총선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거’라고 규정하고 야권 200석을 강조했는데, 윤 대통령을 탄핵해도 지난 박근혜 때처럼 ‘죽 쒀서 개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이런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 수 있나?

▲ 강성희 : 박근혜 탄핵 때는 국회 안에 정치 주체들이 없었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탄핵에 동의하는 후보 200명이 국회에 입성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대통령 탄핵과 개헌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면 국민적 열망이 결집면서 강력한 정치역량이 구축된다. 특히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 만약 진보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수만 있다면 이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그렇게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Q. 탄핵‧개헌 200석을 위해 “야권이 총단결하는 비례연합정당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민주당도 포함되는지, 기존에 추진하던 진보연합정당과는 어떻게 구분되는지?

▲ 강성희 :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과 함께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나의 통합된 진보연합정당을 추진하는 노력은 총선 이후에도 변함없이 계속된다. 하지만 총선에서 탄핵‧개헌 200석을 위한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까지 포함해 야권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총선용 비례정당이다. 지역구는 각자 자기 정당으로 출마하고, 탄핵과 개헌에 찬성하는 정당들이 비례정당을 임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것이 저의 구상이다.

Q. 이준석 신당도 비례연합정당에 낄 수 있나?

▲ 강성희 : 같이 할 상대가 아니다. 이준석 신당은 그동안 보수 정치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서 윤석열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을 뿐이다. 이준석 신당은 어떻게 포장해도 결국 범여권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구, 국민의힘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전주 들었다 놨던 진보당 바람, 탄핵과 개헌 바람 타고 전국으로 퍼지길

Q. 비례연합정당만으로 탄핵‧개헌 200석이 가능할까?

▲ 강성희 : 탄핵‧개헌 200석이 되려면 지역구도 국민의힘과 1: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정신 차려야 된다. 이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당은 탄핵과 개헌을 분명한 총선 목표로 세우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과반만 되면 된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 말은 지금과 똑같다는 건데, 그러면 유권자들이 야권을 찍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국민의 열망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하고 결심을 세워야 한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개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제1당에 만족하며 그냥 이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결정해야 된다. 그 첫 번째 공정이 연동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Q. 진보당의 총선 목표는 무엇이고 목표 달성을 위해 당차원에서 진행 중인 주요활동 및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 강성희 : 진보당의 총선 목표는 윤석열 탄핵과 개헌을 추동하는 총선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야권 연대든 비례연합정당이든 모두 열어놓고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진보당 당무위원회에서는 10석을 목표로 해보자는 논의가 있었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전주가 들썩들썩했다면 이제 전국적 차원에서 진보당을 알기 시작했다. 여론조사에도 진보당 지지가 잡힌다. 전주를 들었다 놨던 진보당 바람이 내년 4월에는 탄핵과 개헌 바람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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