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 수락 연설서 ‘동료시민’ 10번 언급
민주당, ‘386운동권 숙주, 개딸전체주의' 야당 혐오 드러내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이 시대정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수락했다. 12분 동안 진행된 수락 연설에서 한 위원장은 ‘동료시민’을 10번이나 언급했다.

동료는 ‘같은 직장이나 같은 부처에서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면 한 위원장의 ‘동료시민’은 검찰과 법무부, 지금은 국민의힘 관계자를 의미한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정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는) 그런 세상이 와서 동료시민들이 고통받는 걸 두고 보실 겁니까?”라며 총선승리를 다짐했다.

혹시 한 위원장이 ‘동료’의 의미를 착각한 걸까? 아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면서 “이 자리에 불러 내주신 국민의힘 '동료' 여러분들께 제가 어떤 생각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을 할 지 말씀드리죠”라고 했다.

그러니 ‘동료’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편 한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동료시민’이 아닌 자도 명확히 구분했다.

‘동료시민’이 아닌 이들은 “민주당을 숙주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586,686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한 위원장이 언급한 386운동권이 바로 전두환 군사독재에 항거한 80년대 민주화 세력이다.

연설 내내 ‘운동권 특권세력’을 무려 7번이나 되뇌인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와 개딸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세력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이 강력한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리하면, 한 위원장의 ‘동료시민’에 속하지 않는 자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국회의원 158명 ▲과거 386세대 중 현재 민주당 지지자 ▲이재명 대표에 투표한 민주당 권리당원 78.2%(약 90만 명) 등이다.

158명의 국회의원을 뽑아준 유권자는 빼더라도 한 위원장의 ‘동료시민’에 속하지 않는 사람 수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2백만 명은 넘지 않을까.

 한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만 하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정교하고 박력있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순간 검찰 출신의 전직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너무 ‘박력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다가 어쩌면 ‘검찰 쿠데타’를 일으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겼다.

한 위원장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동료시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과 때를 기다리고 계십니까?”라고 물은 뒤 “우리 모두가 바로 그 사람들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말했다.

요컨대 한 위원장은 ‘동료시민’의 최대치를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할 유권자로 한정했다. 그들의 공동체에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은 ‘우리 모두’라 했으니 서두에 말한 ‘국민의힘 동료 여러분들’이다. 그때는 다름 아닌 내년 4월 총선이다.

한 위원장의 문법대로라면 22대 총선은 그의 ‘동료시민’과 ‘동료시민’이 아닌 자를 구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과연 누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동료시민’이 되고 싶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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