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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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그런데, 한미 양국은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북의 ICBM 발사가 왜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도발이란 말인가. 고체연료를 사용한 ‘화성포-18’형으로 추정되는 이날 미사일은 분명 미 본토를 겨냥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5000km 이상일 것이기 때문에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 발사 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고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쏜 미사일이 미 본토를 겨냥했다는 소리다.

만약 북이 남쪽을 겨냥했다면 장사정포(사거리 65km)나 KN-25방사포(사거리 380km)를 쏘지 굳이 ICBM(사거리 1.5만km)을 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러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 영토와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한다면 모를까, 윤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

미국 측 반응도 엉뚱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국무부는 북의 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이는 북한의 이웃 국가에 위협을 제기하고 역내 안보를 저해한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일본,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미사일은 분명 미 본토를 겨냥했는데, 미국은 왜 한국과 일본의 위협을 걱정하며 이들의 방위를 공약하는 걸까? 이는 북이 미 본토를 위협할 만큼의 핵미사일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조차 싫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과 일본을 미 본토 방어용 방패막이로 이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보보장국장과 전화협의를 갖고 북의 ICBM 위협에 대응한 3국 공조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을 앞세워 북을 자극함으로써 당장에 미국이 화살을 피해 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편 ICBM 발사 하루 전날 북은 국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전략수단들을 들이밀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 행위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컨대 미국의 핵전략 자산이 대북 공세 수위를 높임에 따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는 긴장된 정세에서 한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되도록 미국과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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