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통령실 제안 거부 ‘대표직 포기하고 총선 출마’ 고집
김기현 지역구, 윤석열 최측근 복두규 출마 준비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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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과시하며 대표직에 오른지 9개월 만이다.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에서 빗겨났던 김 대표가 왜 이지경이 됐을까?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지만, 김 대표는 ‘대표직을 포기하고 총선엔 출마’를 고집했다. 김 대표가 대통령실의 제안과 정반대로 움직인 것.

김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해 봤자, 결과에 책임지고 물러날 수도 있는 당 대표’보다, ‘20년 지켜온 지역구에서 4년의 의원직을 보장받을 수 있는 총선 출마’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네덜란드 출국길에 ‘김 대표가 대통령실 제안을 거부’한 소식을 전해 들은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대표직 사퇴만으로 현 사태를 봉합하기 어렵다고 보는 대목이다.

당장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귀국하면 김 대표에게 지역구까지 내놓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4선인 김 대표의 지역구는 울산 남구을이다.

울산 남구을, 윤석열 최측근 복두규 출마 준비

애초에 윤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대표직은 유지하되 지역구를 내놓으라고 한 이유는 그 자리에 복두규 대통령비서실 인사기획관을 출마시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복 기획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때 대검찰청 사무국장을 하던 최측근 인사다. 울산 출신에 학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복 기획관의 출마 소식은 이미 지역 정가에 파다하게 퍼졌다.

복 기획관은 입지전적인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1964년생으로 19세에 검찰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검찰수사관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 검찰수사관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위, ‘일반직의 별’로 불린다는 대검 사무국장으로 발탁된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행정사무뿐 아니라 특수활동비 등 안살림을 총괄하는 자리다. 최근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특수활동비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당시 대검 사무국장이던 복 기획관이 총괄하던 업무였던 것.

그가 초대 인사기획관으로 발탁됐을 때 박홍근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됐다”고 비판하던 문고리 권력 중 한 명이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때 복 기획관의 관계를 한 월간지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복두규 전 사무국장의 인연은 2004년 윤 당선인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연구원으로 근무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당선인이 당시 복 전 국장과 현재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거론되는 윤재순 인천지검 부천지청 사무국장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사이가 각별해졌다. 셋이 중수부를 떠나고도 줄곧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국 전 장관이 윤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해 복 전 국장을 앉혔다고 알려져 있는데 윤 당선인은 당초 복 전 국장을 사무국장으로 추천했고 조국 전 장관은 그냥 승인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22년 4월 28일, 여성동아)

한편 김기현 대표를 믿고 울산 남구갑 총선 출마를 결심했던 3선의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이 사임 발표 5일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 대표의 사퇴가 임박하자, 공천이 어려워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김 대표는 지금 서 구청장 공천은 고사하고, 자기 지역구 출마 여부도 불확실한 딱한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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