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은 꼭 나라를 망하게 하지 않지만 혼군은 반드시 나라를 망하게 만든다

봉건시대의 왕은 지배계급의 대표자, 우두머리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시대의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임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쇠약해지기 마련이며 망하기 쉽다.

포악하고 막된 임금을 폭군(暴君)이라고 한다. 폭군하에서 백성과 관리들의 삶은 매우 위태롭고 힘겹게 된다. 폭군은 나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든다.

그런데 폭군보다 나라를 더 잘 말아먹는 임금이 있다. 그것은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 혼군(昏君)이다.

여러 나라들의 역사에서 폭군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경우는 흔치 않지만 혼군 때문에 나라가 망한 경우는 매우 많다.

봉건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폭군으로 연산군을 들 수 있다.

봉건조선 역사에서 세종조 이후 봉건체제의 위기가 심화되던 때로부터 대부분의 왕은 무능하였다. 따라서 혼군은 몰락해가는 봉건체제가 낳는 결과물이기도 했다.

그러면 봉건조선의 대표적인 혼군은 누구인가. 그 자리는 단연 고종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고종은 망해가는 봉건조선의 왕으로서 혼군의 운명을 타고 났다. 또한 스스로가 어리석고 무능한 왕임으로 하여 봉선조선을 망국의 운명에 처하게 했다.

해방 후 대한민국의 대통령 중에서 임금과 비교하여 폭군의 반열에 넣을 수 있는 자로는 박정희를 들 수 있다. 박정희는 유신체제라는 파시즘, 그 광기의 끝을 향해 치닫던 자였다.

임금에 비유하거나 한나라의 수반이라고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인간성도 저열하지만 아쉬운대로 전두환도 폭군에 끼워 넣어줄 수 있다.

박근혜는 혼군의 일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왕은 될 수 없는 유신‘공주’일뿐이다.

자질이 부족한 대통령이 몇 더 있지만 그 정도가 혼군에 이르기에는 부족한 평범한 무능자들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중에서 혼군에 속하는 자를 고르자면 단연코 윤석열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다.

윤석열은 임금에 비유하자면 혼군이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게걸음을 하게 되고 나라 꼴이 엉망으로 된 것은 무엇보다 혼군, 윤석열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것은 물론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2030년 엑스포유치전으로 윤석열에게는 아무 재주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저 어리석기로서는 어떤 대책도 없는 존재, 무능하기로 말하자면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 드러났다.

윤석열은 엑스포 유치전을 벌인다면서 한달에 한번이상 외국 방문을 했다. 8천억원에 이르는 유치 비용을 사용했으며 2조원이 넘는 경제협력 약속을 남발했다.

그리고 그가 얻어온 것은 29표였다.

물론 경쟁에서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투표는 두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기대와 예상, 결과가 너무 차이가 나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60여 차례에 걸쳐 150여 개국 정상을 만났다는 윤석열을 어떤 이유로 30표도 안되는 지지밖에 얻지 못했는가.

윤석열은 올해들어 거의 매달 외국 순방을 했다. 어떤 때는 한달에 두 번 해외로 나가기도 했다. 두 번 세 번 방문한 나라도 많다.

외국 정상과 이렇게 자주 많이 만났으면 사우디와의 경쟁 현황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윤석열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윤석열은 외교적 수사(립서비스)와 정치적 입장도 구분할 줄 모른다. 상대방이 환대해주면 그저 자신에 대해 호의적이고 지지해준다고 생각한다.

폭탄주나 돌릴줄 아는 실력으로는 첨예한 이해관계와 사활적 문제들이 오고가는 국제사회를 이해할 수도, 무엇을 이룰 수도 없다. 국제호구나 되기 마련이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가 임박한 11월 중순 미국을 갔다온 윤석열을 그 다음날 다시 영국과 프랑스로 갔다.

그 당시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는 ‘사우디와 박빙이다.’, ‘2차투표에서 역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려나왔다.

윤석열은 지지율이 30%안에서 오르내리는 서글픈 신세를 면하는 대전환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비행기 계단을 올랐을 것이다.

개최지 선정에서 패배하자 여당일각에서는 ‘대통령에게 과장보고를 한 사람을 찾아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사우디를 이기기 힘들다.’는 보고를 하는 사람은 입도 못열게 하는 분위기를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윤석열이었다.

‘어느 나라의 정상에게 약속을 받았다.’ ‘그 나라 정상은 분위가 좋았다.’는 등의 주장을 늘어놓아 ‘60여개국의 지지가 확보되었다.’, ‘역전이 눈앞에 와 닿았다.’는 관측을 만들어 낸 것도 윤석열이었다.

과장보고, 허위보고의 주인공은 바로 윤석열이었다.

사우디에 진 직후 국내 언론들은 ‘오일머니의 위력에 졌다.’고 하였다. 정부 대표단에서는 ‘개최지 선정투표가 돈으로 얼룩졌다.’는 엉뚱한 비난을 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개최지선정 활동에 로마의 2배에 해당하는 7천7백억원을 쏟아부었다. 사우디는 로마보다도 적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과 정부가 개최지 지지를 부탁하며 이 나라 저 나라에게 약속한 경제협력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는 말도 있다.

가성비, 비용대비 효율성만 따져도 윤석열은 황당한 일을 벌인 것이다.

차라리 엑스포외교핑계로 국민혈세를 가지고 이 나라 저 나라 여행 다니고 명품쇼핑 갔다온 것이라고 고백이라도 하면 국민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래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최지선정 투표에서 참패한 후에 이들이 쏟아낸 말은 “박빙이다.‘ ’2차투표에서 역전시킬 수 있다.‘의 다음 버전이었다.

‘절반의 성공’, ‘미완의 성공’, ‘개최지 선정에는 실패했으나 국격을 높였으며 얻은 것도 많다.’

이것이 그들이 뱉은 말들이다.

경쟁자에게 100표가 훨씬 넘는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패배자가 거둔 성공은 과연 무엇일까.

29표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국제사회에서 위신이 추락한 나라에게 무슨 국격이 어떻게 올라갔는가.

이런 주장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어리석은 존재로만 대하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소리에 불과하다.

엑스포 개최지선정 경쟁에서 있었다면 그것은 윤석열의 외교에 대한 무지와 무능이 있었을 뿐이다.

국제사회의 사리도 알지 못하고 분간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있었을 뿐이다.

지지율의 대폭 반등이라는 어리석은 기대에 매달리고 그것을 이뤄보려는 망상에 빠져있는 자가 있었을 뿐이다.

여기에 윤석열의 비위를 맞추는데서 자기 자리를 보존하는 길을 찾는 자들이 조연을 맡은 것이 윤석열정부의 엑스포유치전이었다.

국제사회의 사리도 알지 못하면서 어리석은 기대에만 매달린 결과는 한심한 지지로 개최지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나왔다.

폭군을 꼭 나라를 망하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혼군은 나라를 반드시 망하게 한다.

기본적인 사리도 모르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대한민국의 앞날은 암담한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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