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총궐기] 약자복지 기만이다! 빈곤철폐 세상을 열자! 윤석열 퇴진 빈민대회

총궐기가 열리는 11월 11일. 서대문역 7번 출구에서 오후 2시 빈민대회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30분이 지나도록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노동자대회로 향하는 건설 노동자의 행진 대열이 빈민대회 장소를 가득 메운 것이다.

▲ 철거민과 건설노조의 깃발. 그들은 윤석열 퇴진으로 하나였다.
▲ 철거민과 건설노조의 깃발. 그들은 윤석열 퇴진으로 하나였다.

깃발이 얽히고, 대오도 섞여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황. 그 순간 노동자인지, 빈민인지 확인되지 않은 목소리 하나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그 구호로 서대문역 7번 출구 인근의 인파는 하나가 되었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노동자와 빈민의 구분이 없었다.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눈빛에는 윤석열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자”

2시 30분이 훌쩍 지나서야 건설 노동자 대오가 빠져나가고, 빈민대회가 열렸다. 무대에 걸린 현수막에는 “도시 빈민 다 죽이는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무대에 오른 도시 빈민들은 절규를 쏟아냈다. 열심히 일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구청의 과태료밖에 없다는 노점상의 절규, 세입자가 쫓겨나 온 동네가 쑥대밭이라는 철거민의 절규, 빈대가 문제가 아니라 다리를 펴고 누울 잠자리가 없다는 홈리스의 절규가 서대문 하늘을 찔렀다.

그들의 절규와 분노는 오롯이 윤석열 정부를 향했다. 먹고 살기 위한 노점상의 몸부림마저 범죄자로 만들어 구속하는 윤석열 정부, 약자복지 운운하면서 도시 빈민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윤석열 정부와의 투쟁을 선포했다. 주거 빈곤층이 180만 명을 넘었고, 고시원, 쪽방, 반지하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죽음이 반복되는 현실에도 대출과 분양 예산을 늘리고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결의했다.

▲ 우종숙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중부지역장
▲ 우종숙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중부지역장

특히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힘겹게 무대에 오른 우종숙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중부지역장은 “정치인이 우리의 삶을 바꿔주겠지 하며 기다리지 않고 노점상들의 힘으로 투쟁해야 한다"면서 "장사도 열심히하고 투쟁도 열심히 해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자"라고 호소하여 참석한 도시 빈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체제를 바꾸자, 빈곤철폐 세상을 쟁취하자”

무대에 걸려있는 또 하나의 글귀는 “빈곤철폐 세상을 쟁취하자”였다. 도시 빈민들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라고 외친다. 그들은 원주민들의 주거와 삶의 안정을 우선하는 사회, 노점상들이 과태료 고지서와 용역 깡패를 마주하지 않고 평화롭게 장사하는 사회, 주거비 부담과 쫓겨날 걱정 없는 사회를 원한다.

이는 단지 정권교체만으로는 되지 않고, 세상을 바꾸고,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도시 빈민들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힘으로 개척하고 우리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넘어 도시 빈민들의 단결된 거대한 힘으로 도시 빈민들이 주인되고 대접받는 체제로 교체하자”라고 외치는 이유이다.

윤석열 퇴진에 하나되는 도시빈민·노동자·농민

노점단속에 쫓겨날 위기에 처한 노점상, 강제 철거 위기에 처한 철거민, 퇴거와 폭력을 마주하는 홈리스들은 외롭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대문역 곳곳에서 노동자대회, 농민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노동자, 농민들은 도시 빈민들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도시 빈민들의 연설에 박수를 보내며 지나갔다. 그렇게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들은 윤석열 퇴진 투쟁에 하나가 되어 갔다.

대회를 마친 도시 빈민들은 “퇴진광장을 열자!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에 참여하여 노동자, 농민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용산을 향해 나아갔다. 그들의 연대는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고, 노동자, 농민, 빈민이 주인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오늘 빈민대회는 빈민해방실천연대, 빈곤사회연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전국철거민연합, 홈리스행동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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