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동의할 수 없다. 진보의 분열은 탄압에 저항해 투쟁하지 못한 탓이고, 보수는 흥할 때나 망할 때나 늘 부패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진보는 타협으로 망하고, 보수는 배신으로 망한다’로 바꿔야 정확하다.

진보가 적폐세력과 타협해 투쟁을 포기하는 순간 망한다. 보수는 부패 카르텔 안에서 저만 살겠다는 배신자가 생기면 망한다.

최근 진보진영의 투쟁력이 조금은 살아났다. 독재정권의 탄압에 물러서지 않고 힘을 합쳐 대응한 덕분이다. 하지만 적폐세력에 손을 내밀거나, 투쟁의 고삐를 늦추는 순간 진보는 그 길로 망한다.

보수진영에 배신자가 늘고 있다. 망할 징조다. 먹잇감이 줄자 급기야 배신을 종용하는 자까지 생긴다. 배신자가 생기면 당장 자기 지분이 커진 것 같지만, 먹잇감의 총량도 준다는 것은 모르는 모양이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배신하거나 배신당하는 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권까지 잡은 보수가 왜 이렇게 됐을까?

국회의원 공천 대신 임명직에 앉혀주면 불만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착각이었다. 국회의원 자리가 노른자인데, 누가 임기가 정해진 임명직에 갈려고 하겠는가. 더구나 지지율 30%에 묶인 정부에 뭐 먹을 게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초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야 말하지만 ‘5년 임기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곧 권력’이다. 쌀독만 크다고 식구들을 배불리 먹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끝까지 지조를 지키는 자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집 나가서 제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자들이 그저 빈대 붙은 것뿐이다. 그 와중에 두 개 세 개 먹겠다는 자도 설치기 마련. 마치 자본주의 ‘악순환’과 닮았다.

요컨대 진보는 모름지기 적폐세력과의 비타협적인 투쟁을 멈추지 말고, 보수는 지금이라도 배신자를 돌려세우라. 그래야 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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