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해외순방 지출 예산 집중 추궁

올해 정상외교를 위해 사용한 해외순방 예비비가 329억원으로 본예산 271억원보다 높게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관련 예비비 63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진성준 의원이 박진 외교부 장관을 향해 대통령의 해외순방 지출 예산을 집중 추궁했다.

진 의원은 “예비비가 본예산보다 왜 많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냐?”라며, “외교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냐, 아니면 대통령의 즉흥 외교가 많았던 것이냐?”라고 따졌다.

이에 박 장관은 “모든 해외 행사에 처음부터 다 참석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참석하고 있다”라고 답해 ‘즉흥 외교’ 쪽에 힘을 실었다.

특히 예비비에 특별활동비 4억5천만원을 책정한 것도 말밥에 올랐다.

“해외순방 예비비에 특활비를 책정한 예가 있냐?”는 진 의원의 질의에 박 장관은 “확인해 보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특활비를 어떤 용도로 사용했냐는 질문에도 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해외순방 지출이 전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연도별 정상외교 해외순방 예산 (단위: 천만원) 자료: 국회 예결특위

총 600억원 규모의 정상 외교 관련 예산은 문재인 정부 때와 견줘 2배 이상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246억원, 2019년 234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는 192억4천만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192억8천만원, 2022년 261억9천만원으로 늘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개국 평균 순방예산을 10억 원 가까이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23개국 순방에 589억(1개국 평균 25.6억)을 쓴 반면 문 대통령은 5년 동안 53개국 순방에 818억 원(1개국 평균 15.4억)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6번의 해외순방으로 54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크게 홍보했다. 하지만 해외순방에서 체결한 239건의 MOU 양해각서 가운데 실제 계약은 10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했지만, 투자유치를 위한 KDB산업은행의 UAE 내 넥스트라운드 개최가 불발된 사실도 이날 재조명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잠깐 한국을 들렀다가 26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한다. 12월에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그래서 세간에 "윤 대통령이 최근 방한이 잦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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