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부에 대한 ‘2023년도 국정감사’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핵오염수에 대한 질타를 피해 가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를 무시하고, 일본 정부 대변인을 자처한 환경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환경학자로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도 이런 주장을 자신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관련 질문엔 에둘러 빠져나가기 바빴다.

먼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윤석열 정부 질병관리청에서 작성한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오염수 투기로 국민 피폭 선량이 현저히 늘어날 수 있어 오염수 투기의 장단기 영향조사가 중요하다”고 상기시켰지만, 한 장관은 “그 부분은 보고서 연구의 하나의 결과로 보고 있다”는 말로 보고서 의미를 깎아내렸다. 한 장관은 “보고서는 직접 보지 않았고, 단지 보고만 받았다”고 했다.

우 의원이 “그런 얘기는 괴담이냐 과학이냐”고 되묻자, 한 장관은 “과학이라고 했을 때도 여러가지 사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 등을 조사 분석한 것이 아니”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대한민국 질병청보다 일본 정부?

핵오염수 관련 환경영향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환경부의 ‘직무유기’를 비판했다.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일본이 했느냐”고 묻는 우 의원의 질의에 “해양 생태계 평가는 했다. 방사성 환경영향평가를 (일본이) 수행했다”고 동문서답한 한 장관.

그러나 방사성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답변이라고 속 시원히 내놓았을까?

우 의원이 “방사성 환경영향평가도 분석해 봤다”며 도쿄전력이 실시한 방사성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설명했다.

“2021년 회계연도로부터 1년간을 시뮬레이션 기간으로 한 것으로, 이를 토대로 30년 동안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라며 “1년만 평가해서 어떻게 알 수 있나, 그래서 우리 질병청의 장기간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 강조하곤 “1년을 기간으로 평가한 일본이 잘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한 장관 “장기적인 영향평가가 반영돼 있고,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주장만 펼쳤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오염수 첫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의해 과학적 기술적 측면이 검토되고 국제기준을 충족하는 방류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마치 일본 정부 대변인 같은 발언만 한다”면서 “국민건강 영향평가에 대한 전향적인 조사를 몇 번에 걸쳐 환경부의 역할을 요구했지만 대답을 정확하게 해주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 현장 자료 화면  ⓒ라이브 방송 갈무리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 현장 자료 화면 ⓒ라이브 방송 갈무리

우 의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 자료정보실이 올해 8월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된 오염수의 최대 2400배 이상의 세슘-137 물질이 흘러나올 것이 예상되는 상황. 30년 동안 버리겠다는 134만t 오염수 이외에도 100t 이상의 오염수가 매일 발생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환경부 국감에선 방사성 환경영향평가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라”는 목소리가 터졌고, 야당은 “요구하지 않으면 그것은 환경부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과학의 탈을 쓴 억지 주장”

우 의원은 또 “우리 법체계에 의하면 오염수는 희석 못 하게 돼 있다. 희석하면 처벌을 받게 돼 있는데 (한 장관은) 희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더라. 이건 무슨 근거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원전에서 나오는 것은 폐수가 아니기 때문에 희석할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법에 돼 있다”고 했고, “지금 이것은 정상 원자력이 아니고 사고원전이다. 희석해도 된다는 규정하고는 전혀 다르다.(우원식)”, “이건 액체상의 방사성 물질이다. 희석할 수 있다(한화진)”는 공방이 이어졌다.

우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하는 것은) 오염수다. 방사성 폐기물이다. 정상 원전에서 나오는 물질이 아니다”라며 한 장관에게 “과학의 탈을 쓴 억지 주장”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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