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아시안게임 여론조작 북한 개입"
정부·여당의 무리한 포털 길들이기
응원 조작 "단순 매크로일 가능성 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다음(DAUM) 항저우 아시안게임 클릭 응원수 조작’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다음(DAUM) 항저우 아시안게임 클릭 응원수 조작’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과 남북전에서 나온 포털 응원 댓글 조작 의혹이 또다시 이념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에서 “다음 축구 응원 클릭 관련해 매크로 및 vpn로 조작한 증거를 포착했다”며 “특정 반국가세력이 국내 포털을 기점 삼아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네이버라든지 다음, 카카오 포털들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도 비판하며 다시 한번 포털 뉴스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중전에서 국내 포털인 ‘다음’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압도적(93%)으로 높게 나왔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북한과의 여자축구 8강 전에서는 북한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75%에 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 조작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또한, 이 의혹이 “타당성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 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포털 ‘다음’을 향한 즉각적인 조사를 시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조작 의혹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에 문제 된 클릭 응원은 로그인과 상관없으며 클릭 횟수 제한도 없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축구 경기 당시에도 키르기스스탄 응원 비율이 85%에 달했다. 여당의 주장대로라면 이 또한 대한민국 포털 여론조작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단순 매크로를 이용한 장난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국내 포털인 네이버나 다음에서 아시안게임 축구 응원 여론이 중국으로 쏠린다고 한들, 대한민국 국민이 의아함을 가질 수는 있더라도 중국 체제를 응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여권이 ‘중국발 여론조작’, ‘북한의 개입’, 심지어 ‘차이나 게이트’를 운운하지만, 정작 특정 국가가 여론을 흔들고자 조작에 나섰다는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공작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근거도 실체도 분명치 않은 사안으로 “사회적 재앙(한덕수 국무총리)”, “국기 문란(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운운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기본소득당 또한, 여당을 향해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음모론부터 퍼뜨리기 바쁘다”고 지적하며 “차근차근 밝히면서 포털사이트의 보안 등을 강화할 대책을 세우면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뒤이은 백 브리핑에서 “한 개인의 장난으로 밝혀진다면 어떡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럼 실수한 것을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포털 길들이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럴 능력도 없다”며 “정상적 국민 여론과 달리 1~2%의 특정 세력이 마치 90%인양 확대해석하는 것에 대해 여론이 그대로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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