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국채 발행으로 천문학적 부채 누적
2. 국채 가격 하락과 은행 위기
3. 미국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의 종착지

1. 미국 국채 발행으로 천문학적 부채 누적

2023년 9월 현재 미국의 정부 부채는 33조 달러(4경 4,550억 원)에 이르러 GDP 대비 129%를 기록했는데, 재정 부족으로 하반기 다시 1조 달러의 국채 발행이 예고된다.

▲미국 정부 부채 추이 (단위 : 달러) 자료 : 미국 재무성
▲미국 정부 부채 추이 (단위 : 달러) 자료 : 미국 재무성

의회예산국은 부채 이자 증가와 사회안전망 프로그램 지출로 10년 이내 미국 정부 부채가 5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부채인 국채의 증가는 이자 비용을 높이고 인플레이션과 차입 비용 상승의 악순환을 불러와 경제성장을 저하하고 재정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정부 부채 급증은 무역수지 적자와 국방비, 노인 의료비 등의 급증으로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이용하여 거대한 재정 적자를 종잇조각으로 메워 왔다. 중국·일본·한국 등 미국에 수출해 달러를 번 나라들은 그 달러로 미국 국채를 매입한다. 따라서 미국은 달러를 찍어 해외 상품을 마음대로 사고, 국채를 발행하여 다시 그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번 나라들이 미국에 다시 돈을 빌려주는 구조는, 과거 소국이 대국에 조공을 바치는 것과 비슷하다. 소국이 미국에 달러를 빌려주고 달러 채권을 보유하면 자국 통화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한다. 소국은 이로써 외환시장 안정과 저가 수출이 용이하고, 이렇게 풀린 달러는 전 세계에 유통되어 미국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김원장 KBS뉴스 2023.5.8.)

그러나 한국이 미국처럼 과도한 국채를 발행하면, 이는 전 세계에 유통되지 못하므로 매입자가 없다. 결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폭등하여 통화가치 하락으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작년에 영국이 감세안을 추진하면서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파운드화를 매도하여 영국 국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총리가 45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따라서 기축통화 국가인 미국만이 달러와 국채를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도 정부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커지면서 달러 패권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 것인지가 우려되고 있다.

2. 국채 가격 하락과 은행 위기

2022년부터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서, 연준은 2023년 7월 기준금리를 5.5%까지 인상하여 15년 만에 금리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연준은 다양한 조치로 국채 가격 하락을 예방하고 있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단기국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지만 중장기국채는 국제 채권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올 7월 이후 5.5%에 고정되어 있어,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 단기국채 금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국채 시장의 영향을 받는 중장기국채 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비중이 큰 중장기국채 금리 상승(국채가격 하락)은 달러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재정 적자가 지속되는 미국은,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므로 중장기국채 가격 폭락을 막아야 한다. 이에 연준은 역레포(연준은 국채를 시장에 공급하고 돈을 회수)를 중단하고, 국채에 투자하던 시중의 유동성이 MMF(단기 금융펀드)에 투자되도록 유도했다.

다음으로 국채 가격 하락으로 실리콘밸리와 시그니처은행 등이 파산하면서 시스템 위기가 우려되었다. 은행은 단기(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려, 장기(높은 이자)로 빌려주면서 금리 차이로 이익을 얻는다. 그래서 미국 은행들은 고객 예금으로 이자가 높은 장기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었는데, 장기국채 가격 하락과 장단기 금리 역전 등으로 커다란 손실을 보았다. 은행 대차대조표가 단기로는 부채, 장기로는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국채 가격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부채보다 작아졌다. 은행은 장기국채 매도 또는 보유한 국채의 미실현 손실로 인해 뱅크런이 발생하였다. 연준은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금 전액에 대한 지급보장을 선언하여 유동성 지원프로그램(BTPF)으로 국채 액면가 기준으로 대출하여 장기국채 매각을 예방하였다.

또한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면서 해외국가들의 미국 국채 보유가 감소하고 있다. IMF에 의하면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2000년 70%에서 2022년 58%로 하락하여 20년 동안 10%p 이상 하락하였다. 미국 국채 해외 보유는 그동안 계속 증가하였는데 2022년에는 중국, 일본, 한국 등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여 해외 보유 증가율이 최초로 –5.8%를 기록하였다. 최근 연준도 긴축으로 전환하여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매도하고 있었는데, 국채가격 하락을 막기위해 정책기조를 조정하고 있다.

3. 미국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의 종착지

해외국가들이 종잇조각인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 부채를 갚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 정부의 조세권과 경제력에 대한 신뢰로 금으로 담보되지 않는 달러가 국채(정부 보증)를 담보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없다면 달러 패권이 무너질 수 있다.

첫째 세금보다 지출이 훨씬 많은 미국의 재정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고,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미국의 경상수지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재정 적자와 부채 누적이 미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을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둘째 미국 우선주의에 반발하여 탈달러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데, 최근 브릭스를 위시로 국제 무역에서 달러 대신 지역통화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미국의 경제력이 저하되고 있는데, 세계 GDP에서 미국의 비중이 2001년 31.3%에서 2022년 25.4%로 하락하였는데, 동기간 중국은 3.9%에서 18.3%로 증가하였다. 다음으로 2001~2022년 사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1.9%인데 중국은 8.4%를 기록하였다. 또한 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는 2001년 54.5%에서 2022년 129%로 증가하였다.

넷째 미국은 지난 1년간 2조 달러 수준의 국채 발행에 이어, 올해 하반기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시 1조 달러의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과잉 공급과 수요 부족으로 국채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국 정부는 수요공급의 영향을 받는 중장기채보다 기준금리 영향을 받는 단기채를 많이 발행할 예정이나, 중장기 금리 역전으로 단기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증가하므로 위기 발생은 미래로 연기될 뿐이다. 특히 고금리로 인해 정부 부채에 대해 1년에 1조 달러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는데, 정부 부채의 천문학적 증가는 통제 불능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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