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해는 일본해‥ 댜오위다오는 일본 영토"
독도 분쟁 생기면 미국은 누구 편?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 관련 홍보를 강화하면서 마찰이 예상된다. 일본은 독도,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등 타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지역이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정보 제공 활동에 약 3억 엔(약 27억 원)을 편성했다.

일본은 ‘한국이 다케시마(독도)를 불법 점거 중이다’고 주장한다. 이에 동해를 ‘일본해’로 공식화한 미국이 과연 독도마저 ‘다케시마’라 부르며 일본의 손을 들어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동해는 일본해

미국은 지난 2월 동해상에서 한미일 훈련을 실시하며, 훈련 장소를 ‘동해’ 대신 ‘일본해’라고 표기했다. 한국은 미국 측에 그러한 사실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훈련이 끝날 때까지 우리 입장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은 앞으로 동해상에서 훈련할 때 일본해 명칭을 고수할 걸로 확인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일본해’가 공식표기가 맞다”며 “‘일본해’라고 쓰는 건 미 국방부 뿐 아니라 미국 정부 기관들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동해를 ‘일본해’라고 공식 표기한 미국이 독도마저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지난달 미국이 ‘일본해’를 공식화한 직후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측에 아무런 항의 표시가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독도 문제도 일본 뜻을 따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댜오위다오는 일본 영토

2023년 1월 기시다 일본 총리가 바이든 미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만나 안보 관련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 때문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는 새로운 영토 분쟁지역으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중국해 상의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라면서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중국으로부터 일본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이 만주를 강점할 당시 댜오위다오를 독도와 마찬가지로 무주지(주인 없는 땅)라고 주장하며 병합했다. 1972년, 미국이 소유하던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했다. 일본은 그때 인근 댜오위다오도 같이 반환됐다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2차대전 패망으로 일제강점기는 끝났다. 당연히 독도는 대한민국 땅,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이 되는 게 상식이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은 누가 봐도 날강도 짓이다.

러시아령의 쿠릴열도 일부 도서도 사정은 같다. 일본은 러‧일전쟁 때 점령했다는 이유로 지금껏 홋카이도의 부속 도서라는 억지 주장을 펴며 영토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최근 신냉전의 일환으로 북‧중‧러와 대립을 격화하자, 이 틈에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독도, 댜오위다오, 쿠릴열도 등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열을 올리는 데 있다.

일본이 이번 영유권 주장에 홍보비를 증액하고 국립영토주권전시관을 보수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도 분쟁 생기면 미국은 누구 편?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에 일본의 군국주의 야망을 활용한다. 방위관련 3대 문서 개정을 용인하고,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에 미국 핵전력 파병을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쿠릴열도를 둘러싼 러‧일 간의 영토분쟁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일본 자위대에 대한 미군의 적극적인 군사 지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독도는 어떨까? 과연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누구 편에 설까?

일본은 개정한 방위 문서에서 “다케시마(독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고 못 박았다. 어쩌면 최근 독도 인근에서 전개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면서 속으론 ‘독도 수호 훈련’ 중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궁금한 것은 미국의 태도다. 미국은 줄곧 일본 편을 들어왔다. 전범국 일본의 과거사를 덮어 주고, 재무장을 통한 군국주의 부활도 은근슬쩍 부추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본이 전범국 멍에를 벗지 못하면 미국의 대리전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에 “독도를 일본에 내주라”고도 할 수 없다. 그랬다가는 당장 반미 여론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독도 문제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다. 이런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을 읽은 윤석열 정부는 독도 관련 입도 뻥긋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때가 기회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한국이 아무 말 못 할 때, 일본은 더 강력하게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선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세계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오인할 때쯤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독도 수호 예산과 일본의 역사왜곡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의원에 따르면 해당 예산은 올해 20억 원에서 내년엔 15억 원이 삭감된 5억 원가량만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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