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후보 이어 자료 제출 불성실
장제원 의원 "문건 왜곡해도 유분수"
'KBS 방송 진행자 교체 지시 의혹'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까지 인사청문 후보자가 본인의 개인정보 공개를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통일부 장관 후보였던 김영호 후보와 이번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단 두 명뿐”

지난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 청문회에 이어, 이번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의 인사청문회에서 또한 불성실한 자료제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에서 “이 후보의 자료제출과 답변이 너무 불성실하다”며 이같이 일갈했다.

정필모 의원 또한, “자료제출에 대해서는 유감을 넘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며 “이 후보가 제출한 200페이지 넘는 자료에는 개인정보 운운하며 답변할 수 없다는 한 줄, 동문서답 식의 답변이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요구한 자료 중 학교폭력 관련, 재산 증권거래 증여 내역 등 244건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자격까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민형배 의원은 이 후보에게 KBS 진행자 교체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민 의원이 “2008년 KBS 이병순 사장에게 전화를 몇 번 했냐” 묻자 이동관 후보는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민 의원은 제보를 받았다며 이 후보가 “홍보수석 시절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이유로 아침 방송 진행자를 교체한 것 아니냐” 질의했다. 이어 “국정감사 때 제보자를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방통위원장에서 사퇴할 것이냐” 묻자 이 후보는 “나중에 확인해보자”고 답했다.

장제원 위원장의 편파적인 사회도 문제됐다. 민 의원 질의가 끝나자 장 위원장은 “문건을 왜곡해도 유분수”라며 민 의원이 증거로 제시한 자료를 문제 삼았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언성을 높이며 반발하는 한편, 이 후보는 장 위원장 말에 맞장구치며, “답변할 가치가 없어 안 했다”고 비꼬았다. 이후 오후 질의에서 민 의원이 위 상황을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장제원 위원장은 “이 후보가 내정설이 나온 이후에 정치권으로부터 방송장악기술자라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 있다며 이 청문회 현장이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검증하는 게 아니라 야당을 공격하는 것이냐” 따지자, “자신이 질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제하라”고 대답했다.

이 후보는 국정원 발 ‘홍보수석실이 언론 장악을 시도했다’라는 수사보고서에 대해서는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이 없지 않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숱한 논란에도 “본 적없다”, “아는 바가 없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언론장악 시도를 묻는 말에 “그런 사실이 있다면 이 자리에 본인이 있을 수 있었겠냐”고 답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수사에서 살아남은 건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공소시효 소멸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이 후보의 청문회는 정회 중이다. 이후로도 자녀 학폭논란과 국정원 문건에 대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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