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나토에 두 가지 엄중한 경고를 한다(2023.7.12)

 얼마 전 개최된 나토 정상회담에서 아시아로의 확장 의도가 계속해서 드러났다.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 4개국에 ‘아시아태평양 4대 파트너(AP4)’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나토에 자신의 확장 충동을 자제할 것과 지역 강대국의 합리적 안보 관심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번역자주]

▲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 나토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 나토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러시아 위협에 대한 대응’에 맞춰졌으며 나토 회원 확대와 우크라이나의 향후 나토 가입 경로 등도 포함했다. 이와 동시에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나토의 전략적 충동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준동했다.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와의 협력 확대가 또 다른 주요 의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나토가 ‘중국의 전략적 야심’을 억누르려 한다고 보도했다.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되었다. 이들 4개국을 확고히 붙잡기 위해 나토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체제’를 본떠 이들 4개국에 ‘아시아태평양 4대 파트너(AP4)’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나라들과 나토 간의 협력을 구조화하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실상 ‘나토+’의 새로운 동맹이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식통에 따르면, 곧 발표할 빌뉴스 공동성명은 ‘아시아·태평양 4개 파트너(AP4)’를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IP4)’로 개명한다고 한다. 이 명칭이 워싱턴의 어조에 더 부합함은 의심할 여지 없다.

나토 회원국은 모두 31개국으로, 지금까지 똘똘 뭉친 철판이기보다는 여러 국제문제에서 이견을 노출해 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지금은 미국이 부추기는 공포와 긴장에 사로잡혀서 ‘워싱턴의 도끼, 창, 삽’이 되고 있다. 나토가 가는 곳마다 그곳에는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나토가 사람들에게 주는 주관적인 인상일 뿐만 아니라, 상당 부분은 객관적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사실 나토 내에서도 무심코 전쟁에 본의 아니게 휘말려 드는 회원국들로선 더욱 경계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발발과 장기화, 세계의 혼란과 변혁은 한때 뇌사 직전의 나토에 숨통을 틔워주고, 생명을 연장할 기회를 제공했다. 동시에 나토가 크게 잘못된 평가와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그 지정학적 야망은 냉전 종식 이후 전례 없이 팽창하고 있다. 나토의 빌뉴스 정상회담은 이에 대한 일종의 집중적 전시장이다.

빌뉴스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나토의 더 큰 야망과 더욱 강한 공격성을 목격하게 된다. 나토가 이처럼 분별없이 나올 무렵 우리는 두 가지를 엄중히 경고해야겠다. 첫째, 나토는 자신의 확장 충동을 종용하기보다 자제하고, 자세를 바로잡고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나토는 도발보다는 지역 강대국의 합리적 안보 관심사와 이익 요구를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그 실패의 교훈이며, 나토 스스로 거두어들이지 않거나 심지어 더욱 악화할 경우 더 심각한 결과가 초래할 수 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나토가 이미 아시아 태평양으로 뻗은 검은 손을 제때 회수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자신 몸의 절반마저 더 밀어 넣을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시아에선 일본처럼 흑심을 품고 아시아 전체 이익을 중시하지 않는 극히 일부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절대다수 국가는 나토를 환영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그것을 피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무서운 괴물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시아에 안보 위기와 전쟁 위험, 경제발전의 난국을 가져올 뿐이기 때문이다.

키팅(Paul John Keating) 전 호주 총리는 최근 성명을 내고, 나토와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유럽인들은 지난 100년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포함해 300년의 대부분을 서로 싸움으로 지냈다. 그 악의적인 독소를 아시아에 수출하는 것은 현지에 역병을 가져오는 것과 같다.” 중국의 위협을 부각하는 스톨텐베르그에 대해선, 유럽 안보의 리더나 대변인이기보다 미국 공작원에 더 가까운 ‘정상급 바보’라고 표현했다.

키팅은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가다. 우리는 그의 표현에 매우 공감하며, 나토에 대한 비판이 키팅보다 더 정확하고 구체적일 수 없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의 큰 공감대를 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냉전 이후 끝없이 확장하며 유럽의 안보 상황을 교란해 온 이 대서양 횡단의 군사 집단이, 이제 다시 천하가 혼란해지길 바라는 양 아시아 태평양지역으로 그 촉수를 뻗치려 한다. 그 야심은 국제사회에서는 길 가는 사람 누구한테 물어봐도 다 알 수 있을 정도다.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고 집단 대결을 만들어 유럽을 어지럽혔는데, 또다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녕을 해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대다수 국가와 함께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웃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태평양에 핵 오염수 방류를 고집하는 일본이 이제 다시 나토라는 군사·정치적 화근을 아시아로 데려오는 것은, 일본 파시스트 침략에 이은 아시아에 대한 제2의 배신이자 범죄이다. 이후 뒤탈이 생기게 되면 일본은 회피할 수 없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점은 우리가 일본을 어떻게 비난하든 전혀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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