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단 한 번이라도 힘 있는 자와 싸우라”
“건설노조, 2차 총파업 예고”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의 장례절차가 시작된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故 양회동 열사 범국민 추모대회에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머리띠를 묶고 있다.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의 장례절차가 시작된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故 양회동 열사 범국민 추모대회에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머리띠를 묶고 있다. ⓒ 뉴시스

정부의 노조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한 양회동 열사의 노동시민사회장이 17일 시작됐다. 장례는 5일 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각계각층의 다양한 단위들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추모제가 열렸다.

▲17일 오후 5시, 서울 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앉아있다.
▲17일 오후 5시, 서울 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앉아있다.

이날 추모제에서 양회동 열사의 형 양회선 씨는 “어머니께선 막내동생(양회동 열사) 먹일 젖을 내지 못해 가슴 아파 했다”고 회고하며, “지금 생각해보니 동생이 어머니를 가장 많이 닮은 거 같다”고 전했다. 양씨는 “어머니께선 7남매를 키우며 당신 모든 걸 희생했고, 동생도 그리 살고자 노력해왔다”며 “동생은 자신이 어려우면서도 구속된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생각하며 희생했던 것”이라 울먹였다.

▲17일,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서 양회선 씨가 발언하고 있다.
▲17일,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서 양회선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어 양 씨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건설노조 동료 조합원이 분신을 방조한게 아니냐’는 실언을 반복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양 씨는 “원 장관은 동생이 죽은 강릉 법원 앞에 가보긴 했냐”고 되물으며, “충격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사람에게 뛰어들어가 같이 죽었어야 마땅하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한 “더 이상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와 싸우지 말고, 단 한 번만이라도 정의를 위해 힘있는 자와 싸우라”고 규탄했다.

청년, 종교, 시민사회, 법조, 노동안전, 인권, 여성단체들도 추모사에 나섰다. 김용균재단 대표이자 故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는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고자 힘써온 노동자들을 향해 ‘건폭’이라는 낙인을 찍은 윤 정부야말로 진짜 폭력배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한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하에서는 어떤 노동자도 자존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경찰은 건설노조 때려잡으면 특진시키겠다고 하더니 이젠 집회시위 가로막는 데에도 특진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탄압의 칼날을 시민사회로, 언론으로 돌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양회동 열사의 육신은 우리를 떠나지만 우리는 투쟁의 깃발을 더 높게 들어 더 많은 민중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 참석 중인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 '양회동 열사 범시민 추모제'에 참석 중인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열사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노동자와 국민을 무시하며 지배세력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저 정권은 노동자 민중이 분연히 투쟁하지 않고서는 답이 없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건설노조는 장례를 잘 마무리하고 2차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 알렸다.

이날 추모제는 범시민추모행진에 이어 분향까지 이어졌다. 시청 앞에서부터 종로 3가를 지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까지 행진한 시민들은 식장 앞에서 추모 리본에 메시지를 적어 연대의 뜻을 전했다. 합동 분향을 기다리는 조문객들의 줄이 식장 밖으로까지 길게 이어졌다.

한편 건설노조는 21일로 예정된 발인 전 20일까지 매일 저녁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추모 촛불을 이어간다. 매주 수요일 전국 동시다발 촛불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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