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때문
핵심 산업의 국내생산으로 경제주권 세워야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째 지속되면서 수출주도성장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3년 1월, 2월 두 달간 무역수지 적자가 180억 달러로, 2022년 무역수지 적자(478억 달러)의 40%에 달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무역적자가 1년째 지속되고 있으므로 이는 구조적 변화로 보는 것이 맞다.

[그림1] 한국의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통계청에서 재가공
[그림1] 한국의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통계청에서 재가공

[그림1]에서 무역수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국가는 중국이다. 한국 전체 무역수지는 2021년 월평균 약 20억 달러 흑자이나, 2022년에는 월평균 약 40억 달러 적자이다. 2023년은 1월 -127억 달러, 2월 –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서 중국의 비중을 보면 2021년 월평균 약 20억 달러 흑자로 전체 흑자를 견인했으나 2022년은 월평균 제로 수준으로 하락했고, 2023년은 1월 –40억 달러, 2월 –11억 달러를 기록하여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한국 무역수지 적자 중 중국의 비중은 평균적으로 약 25%로 무역상대국 중 압도적인 1위이다. 주요 국가별 한국의 무역수지를 추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그림2]와 같이 큰 흐름을 알 수 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별 무역수지에서, 전체 통계와 가장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중국 통계이다. 2018년까지는 중국이 무역흑자를 견인했으나,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부터는 대중국 무역수지 감소가 전체 무역수지 감소를 이끌고 있다.

한국 무역수지에서 역대 중국 다음으로 흑자 국가는 미국과 베트남인데 각각 연평균 200억 달러 흑자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 한국 무역수지에서 만년 적자를 발생시키는 국가는 독일, 호주, 일본 등인데 역시 –200억 달러의 적자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에서 부품 소재를 주로 수입하며, 호주에서는 석탄,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많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감소를 대체해 줄 나라의 출현 가능성은 아래 통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림 2] 주요 국가별 한국의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에서 재가공 [* 중국은 홍콩 포함. * 2023년은 1월 통계를 연율로 계산]
[그림 2] 주요 국가별 한국의 무역수지 추이 (단위 : 억 달러). 자료 : 한국무역협회에서 재가공 [* 중국은 홍콩 포함. * 2023년은 1월 통계를 연율로 계산]

한국에서 만든 반도체의 55%가 중국(홍콩 경유 포함)으로 간다. 반도체를 비롯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인데, 지난 2월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39%), 디스플레이(-44%), 석유화학(-30%) 등을 기록하였다. 여기에서 호주, 말레이시아, 미국 등 에너지 수입 증가가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에서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될 것이라고 하나, 이는 근시안적 판단이다.

한국이 미국의 중국제재에 동참하면서 대중국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으며, 미국의 자국생산 전략으로 한국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이 미국 생산으로 이전하고 있어 이후 수출감소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이 2023년 10월까지 유예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기술이전 제약이 실행되면, 중국 반도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현재의 무역수지 적자는 단기적 요인이 아니라, 세계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것이다. 세계화 시대 자유무역과 글로벌 공급사슬에 의존한 공급망이 해체되고 있고, 미국의 가치동맹에 따른 자국과 우방국 중심의 배타적 경제블록이 구축되고 있다. 대외의존성이 큰 한국경제는 최대시장 중국을 상실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산업은 미국으로 이전하고 있어, 이중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립적인 외교통상 정책과 핵심 산업의 국내생산으로 경제주권을 세워야 지속성장이 가능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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