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시간은 중국이 제출한 문건의 큰 가치를 증명해 줄 것이다(2023-02-25 )

우크라이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국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2월 24일 중국은 사태 해결을 위한 12가지 측면에서의 기본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과 서방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데 비해,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젤렌스키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했다.<번역자주>

우크라이나 위기가 본격화된 지 1년을 맞아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 문서를 제작 배포해 중국의 기본 입장을 12가지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위기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문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권하고 촉구하는 데 있어서 성의와 선의를 보여준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으며 단기간 내에 전쟁이 끝날 가능성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간의 소모전은 누구도 감당할 수 없으며, 그 파급 효과도 이미 국제사회에 광범위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경제발전이 절실한 개발도상국들에는 이 위기의 충격은 직접적이고 강력하다. 바로 이 때문에 이들 국가는 분쟁에서 어느 한 편에 줄서기를 원하지 않으며, 각 측이 이성적으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2월 24일 중국이 발표한 문건은 그 의미와 시대적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중국은 시종일관 사리의 옳고 그름에 입각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간직해 왔다.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4가지 마땅함’, ‘4가지 공통’, ‘3가지 사고’는 사태 완화와 위기 해소를 위한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중국 측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준수하는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서는 각국의 주권 존중, 냉전적 사고의 포기, 휴전, 평화 회담 개시, 인도적 위기 해결, 민간인 및 전쟁포로 보호, 원전 안전 유지, 전략적 위험 감소, 식량 반출 보장, 일방적 제재의 중단, 산업체인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 전후 재건 추진 등 12가지 측면을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의 일관된 주장을 재확인할 뿐 아니라, 각국의 합리적 관심을 흡수함으로써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최대 공약수를 구현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립적이지만 소극적이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적극적 중립’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측 문서는 당사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반영할 뿐 아니라 핵전쟁, 식량안보, 글로벌 전략적 안정 등 광범위한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에 부응한다. 따라서 그것은 고도로 세련되고 매우 구체적이며 강한 표적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문제의 복잡성과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한 바탕 위에서 중국은 수수방관하지도, 기름을 붓지도, 불난 집 약탈에 반대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속담에 병이 올 때는 산이 넘어질 듯하고, 나을 때는 명주실 뽑듯 느리다(즉 병은 갑자기 나서 천천히 낫는다ㅡ역주)는 말이 있다. 강조해야 할 것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누구도, 어떤 국가도, 그리고 어떤 국제기구도 할 수 없다. 서문에 언급한 것처럼 복잡한 문제의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문제가 아무리 복잡하도 해도 대화와 협상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분쟁이 아무리 첨예해도 정치적 해결을 고수해야 한다. 그리고 정세가 아무리 어려워도 평화를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만 한다. 중국이 배포한 이 문서는 대화를 통한 분쟁의 해결, 지역 안보 구조의 구축,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이는 가능할 뿐 아니라 또한 실행할 수 있다.

물론 미국과 서방 일각에선 분쟁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사태를 더욱 휘저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도 보여 주는데, 러-우 충돌 1주년을 앞두고 이른바 ‘중국 책임론’이 온갖 위장을 하고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분쟁의 장본인인 미국과 나토가 아무런 근거 없이 중국이 “혹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누가 전쟁터에 중화기를 계속 실어 날랐는지, 심지어는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이 폭파하는 비극적 사건까지 벌어졌는지, 누가 갖은 방법으로 양측의 평화 회담 가능성을 차단하려 하는지는 식견 있는 사람들은 똑똑히 알 수 있다.

지금 미국과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공격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에 이런 관계를 이용하여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자신들이 기대하는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는데, 이는 자가당착이다. 현재 중국이 자신의 입장문을 내자 그들은 더 나은 공격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트집을 잡아 화제를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과 서방이 보기엔 러시아를 압박하지 않으면 그것은 좋은 방안이 아니다. 그들이 러시아를 극한까지 압박할 때, 다른 나라의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교류는 눈에 거슬린다. 따라서 사실상 그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용납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당사자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입장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특히 미국과 서방 정치 엘리트들이 중국이 제시한 12가지 입장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록 현재 러-우 분쟁에 대한 제안이긴 하지만, 그것은 또한 세계의 다른 곳에서 발생한 혼란과 갈등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불안과 갈등의 대부분은 사실상 미국과 서방의 대외 정책과 관련이 있다. 어떻게 하면 인도주의적 비극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피하면서 항구적인 평화와 보편적 안전을 실현할지, 이 문제는 러-우 분쟁 1주년을 맞는 세계가 고민해야 할 바이다. 중국이 제시한 관점은 시간의 시련을 거친 후, 역사의 긴 흐름 속에 빛을 발하며 시대적 가치를 확인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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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

1. 각국의 주권을 존중한다. 유엔 헌장 취지와 원칙을 포함한 공인된 국제법은 엄격히 준수되어야 하며 각국의 주권·독립·영토의 완전성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국제법은 평등하고 통일되게 적용되어야 하고 이중잣대를 취해선 안 된다.

2. 냉전적 사고를 버린다.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견지하고 세계의 장기적 안정에 입각해 균형적이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유럽 안보 틀의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타국의 불안전에 기반하여 자국의 안전을 세워가는 것에 반대하며 진영 대립 형성을 방지하고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안정을 공동 수호해야 한다.

3. 전쟁을 멈춘다. 각 측은 이성과 자제력을 유지하고 사태나 갈등이 격화되지 않도록 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심지어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마주 보고 나아와 직접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국면을 점차 완화시키고 최종적으로 완전한 정전 합의에 이르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

4. 평화 회담을 이끌어 낸다. 대화를 통한 협상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출구다. 국제사회는 화해를 권하고 회담을 촉진하는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며 충돌 당사국이 정치적으로 위기를 해결하는 문을 조속히 열 수 있도록 도와 협상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하길 바란다.

5.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한다. 인도주의적 행동은 반드시 중립과 공정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인도적 문제가 정치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관련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고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충돌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있어 유엔의 조율자 역할을 지지한다.

6. 일반인과 전쟁 포로를 보호한다. 충돌 당사국은 국제 인도주의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일반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습격을 피해야 한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포로를 교환할 것을 지지하며 각 측은 이를 위해 더 많은 유리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7. 원자력 발전소 안전을 수호한다. 원자력 발전소 등 평화적 핵시설을 무장 공격하는 것에 반대한다. 각 측이 원자력안전협약 등 국제법을 준수하고 인위적인 핵사고 발발을 결단코 막을 것을 호소한다. 평화적 핵시설의 안전 및 안보를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지한다.

8. 전략적 위험을 줄인다.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 핵 확산을 방지하고 핵 위기가 나타나지 않도록 한다. 어떠한 국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화학 무기를 연구개발(R&D)하거나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9. 식량 외부 운송을 보장한다. 각 측은 균형적이고 전면적이며 효과적으로 러시아·튀르키예·우크라이나·유엔이 체결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이행해야 하며 유엔이 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을 지지한다. 중국이 제시한 '국제 식량 안보 협력 이니셔티브'는 세계 식량 위기 해결을 위한 실행 가능한 방안을 제공했다.

10. 일방적 제재를 중단한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모든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

11.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확보한다. 각 측은 기존 글로벌 경제 체제를 확실히 수호하고 글로벌 경제의 정치화·도구화·무기화에 반대해야 한다.

12. 전후(戰後) 재건을 추진한다. 국제사회는 충돌 지역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은 이에 협조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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