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사설]마르코스의 중국 방문은 ‘중국-필리핀 관계 악화설’의 허위를 저절로 보여준다(2023.01.04)

중국과 필리핀 두 정상은 일대일로, 농어업, 인프라, 금융, 세관, 전자상거래, 관광 등에 관한 14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특히 중국과 필리핀 간 해상 석유·가스 공동개발에 관한 중요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남중국해 정세의 새로운 진전을 의미한다.<번역자주>

 

▲ 중국을 방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왼쪽) 부부가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중국을 방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왼쪽) 부부가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월 3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으로선 당선 이후 첫 중국 방문이자, 아세안 외부에 대한 첫 번째 국가 순방인 셈이다. 또한 그는 2023년 중국이 맞이한 첫 외국 정상이기도 한데, 그만큼 중국과 필리핀은 상호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얼마 전 미국과 서방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소위 중국과 필리핀의 '긴장 분위기'는 굳이 해명할 필요 없이 스스로 그 진실을 보여주었다. 사실적 기반이 결여된 언론 조작이란 결국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출발 전 "중국과의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면서, 양국은 10개 이상의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 측에 따르면 중국과 필리핀 외교부는 "논란이 된 해역에서 오판과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소통 채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을 의미한다. 첫째는 양국 관계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이자 엔진인 중국-필리핀 간 상생협력의 지속적인 추진이다. 둘째는 남중국해의 이견을 통제하여 실무 협력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며, 더더욱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위기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과 필리핀은 이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서로 호응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었고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양측은 서로의 선의를 받들어 양자관계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많은 소통을 했다. 경제무역 분야에선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대(對)필리핀 투자액은 4배, 양국 무역액은 2배 증가하였다. 이로써 중국은 필리핀의 제1무역 파트너이자, 제1수입원 및 제2수출 목적지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 구상은 필리핀측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좋은 건설, 많은 건설' 계획과 깊숙이 연계를 형성한다. 전염병 방역, 재난 구호, 인프라 건설, 농업 등 많은 분야에서 거의 40개에 이르는 정부 간 협력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또한 마르코스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중국-필리핀 관계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마르코스 자신을 포함하여 필리핀 각계각층의 이번 방중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지대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각 분야 협력이 한 단계 더욱 도약하고, 나아가 향후 5~6년간의 양국 관계 기조를 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 언론 역시 마르코스의 이번 방문을 대단히 주목하고 있지만, 그들의 관심사와 필리핀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이러쿵저러쿵 잡다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마르코스 대통령이 희석시키길 바라는 남중국해 분쟁 문제에 대해 시종 예의주시하고 있다. 틈새를 찾아내어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갈등과 논란을 힘껏 증폭시키고자 마르코스의 방중 혹은 중국과 필리핀의 협력에 대한 음침한 어조를 펼치는 중이다. 이같은 그들의 노력은 필리핀의 이익이나 바람과는 정반대이면서, 남중국해에서 시비를 걸고 이간질하려는 워싱턴의 행보와 보조를 맞춘다. 이는 중국과 필리핀, 특히 필리핀과 남중국해 지역 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부분이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난사군도 바로 옆에 있는 팔라완을 일부러 방문했다. 남중국해가 조금만 동요하는 기색이 있어도 워싱턴은 즉각 필리핀과 함께 이른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와 국제법이 보장하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워싱턴의 이런 언행 이면의 진의는 이미 뚜렷이 드러났다.

이는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미‧서방 언론과 워싱턴의 이해 및 입장이 필리핀은 물론 모든 남중국해 국가들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필리핀을 포함한 남중국해 국가들 역시 이점을 잘 알고 있다. 마르코스는 "필리핀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를 견지한다"며 "줄서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리핀을 비롯한 남중국해 국가들로선 워싱턴의 '위압적 유혹'에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하느냐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특기할 만한 것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석유·가스 공동개발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번 방문으로 양국 간 협상이 재개된다면 아마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5년에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석유 및 가스 협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필리핀의 국내 정치 및 외부 간섭의 복잡한 영향으로 인해 협상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쉽긴 하지만 그러나 중국과 필리핀은 이미 협상 재개를 위한 토대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협상 재개의 기초가 될 것이며, 과거의 우여곡절 역시도 중요한 경험을 제공한다. 석유와 가스의 공동개발은 남중국해를 평화의 바다, 우정의 바다, 협력의 바다로 건설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보이다. 마르코스의 이번 방문이 양국 우호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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