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미국의, 미국을 위한 윤석열 정부

미국 우주군이 한국에 들어온다.  그 기능과 역할 상 우리 땅에 배치되는 우주군은 주한미군사령부의 지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미우주사령관의 지휘를 받는다. 사실상 주한미군과는 별도의, 미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부대가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되는 것이다.

2019년 트럼프 정부 시기 미국방부는 미공군에서 일부 병력을 떼내어 우주군를 새로이 만들었다. 육군, 해군, 공군, 해양경비대, 해병대에 이어 미국의 6번째 독립 군부대이다. 군부대가 만들어졌으니 그 군부대를 지휘하는 사령부도 창설되어야 한다. 우주군 창설 시점에 맞춰 우주사령부는 재창설되었다.

우주군과 우주사령부, 미본토방어가 사명

우주군은 창설되었고, 우주사령부는 재창설되었다.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갖는다. 우리 언론 역시 이를 정확히 해설하지 못하고 있다.

이 복잡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1982년 우주사령부(USSC)가 만들어지고, 이 사령관을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 북미 대륙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과 캐나다의 연합사령부)의 사령관이 겸직하고, 2002년 우주사령부가 전략사령부(USSC)로 통합되어 사실상 해체되는, 40년에 걸친 지난한 과정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미국의 군대체계와 변천사를 우리가 굳이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중요한 것은 우주군 혹은 우주사령부의 사명이다. 미국의 위성은 NASA가 관리하는 민간위성이 있고, 미국방부가 관리하는 군사위성이 있다. 우주군은 바로 이 군사위성을 담당하는 군부대이다. 우주군 홈페이지에 가면 “군사위성은 미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모니터링한다. 우주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적대적인 공격으로부터 미국 우주 자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기능이다”라고 적고 있다. 우주군은 바로 ‘우주 우위’를 통한 ‘전 세계 탄도 미사일 모니터’를 기본 사명으로 하는 것이다.

​▲ 미우주군 명찰
​▲ 미우주군 명찰

우주사령부 역시 동일한 사명을 갖는다고 우주사령부 홈페이지는 적시하고 있다. 우주사령부의 책임 영역은 “해수면에서 62마일 이상 혹은 100km 이상의 고도”이다. 100km 이상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를 담당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우주사령부 아래에 “미 육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사령부(USASMDC)”가 있다. 이 사령부는 “미사일 방어 및 고고도 기능을 개발하고 육군, 합동군, 동맹국 및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미 우주사령부 홈페이지. 고도 100km 이상의 공간을 미 우주사령부의 책임 영역으로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미 우주사령부 홈페이지. 고도 100km 이상의 공간을 미 우주사령부의 책임 영역으로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종합하면 우주군, 우주사령부는 미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고고도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창설, 재창설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미본토방어부대이며, 미본토방어사령부인 셈이다.

2019년에 우주군을 창설한 이유

우주군 창설은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국방목표를 반영한다. 2010년을 전후로 하여 미국이 러시아와 특히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설정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고 봉쇄하는 전략을 적극화해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주군은 100km 이상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즉 사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사드는 우주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무기 체계인 셈이다. 싸드는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미본토에 배치되었고, 2013년엔 괌에 배치되었다. 그 이후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드 배치 후보지를 물색해왔으며, 일본, 이스라엘, 터키 등에 사드 조기경보레이더를 배치했고, 급기야 2017년엔 한국에 레이더와 포대를 동시에 배치했다.

미국은 2010년대에 주요 동맹국에 사드 무기를 배치함으로써 미본토를 향하는 고고도 미사일정보를 탐지하고, 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이다. 이같은 무기 체계를 통일적으로 관리하고 지휘하며, 각 지역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그에 기초해 군사대응 태세를 구축하는 독립된 군부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것이 우주군 창설로 이어졌다.

특히 가장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대미군사전략을 표방하고 있는 북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하자 미본토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성은 더욱 커진 셈이다. 미국은 북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외교를 통한 적대관계 해소를 추진하던 2018년부터 우주군 창설 계획을 수립했고, 그것이 2019년 우주군 창설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우주군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를 담당하는 핵심부대이다.

2022년, 인도태평양지역과 주한미군에 우주사령부 신설

2019년 우주군 창설과 우주사령부 재창설을 마친 미국은 2022년 11월 22일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우주사령부를 신설했다. 지역전투사령부 산하에 우주사령부를 신설한 것은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처음이다.

하와이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인도태평양사령관 존 아퀼리노는 “(5개 지역 사령부 중에서) 인도태평양에 가장 먼저 (우주사령부가) 창설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인도태평양은 국가 안보 5대 위협 중 4개(중국, 러시아, 북, 폭력적 극단주의자들)가 있는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즉 중국, 러시아, 북에서 제기되는 미본토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우주사령부를 신설한다는 것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우주군이 신설되었다고 보도한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보도가 아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에 우주사령부가 신설되고, 2019년 창설된 우주군 일부가 인도태평양 우주사령부에 배속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올해 안에 주한미군에도 우주사령부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주한미군 공보실이 11월 28일 “주한미군 우주군 구성군사령부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창설될 예정이며, 곧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을 처음 보도한 것은 미국의소리(VOA)이다. VOA가 주한미군측에 이같은 사실을 문의했고, 주한미군 공보실에서 그같은 답신을 준 것이다. VOA 보도를 인용하여 우리 언론 역시 동일한 소식을 전했다.

한국 배치 우주군, 주한미군이 관할하지 않는 미국의 MD 부대

주한미군에 우주사령부를 신설한다는 VOA 보도는 의도적으로 한국어 번역을 비틀어놓았다. ‘주한미군 우주군 구성군사령부’는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우주군을 주한미군이 관할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영어 원문은 ‘U.S. Space Force Korea space force’이다. 즉 ‘미우주군의 한국우주군’이다.

우주사령부가 우주군으로 구성되는 것이니 우주군과 우주사령부는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다. 따라서 우주군(space force)을 우주사령부(space command)로 번역한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주한미군 우주군 구성군사령부’와 ‘미우주군의 한국우주군’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주한미군이 지휘하는 우주사령부를 뜻하며 이를 영어로 표기하면 'USFK space force(혹은 command)가 된다. 반면 후자는 미 우주군이 지휘하는 한국 배치 우주군을 뜻한다. 따라서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하려는 우주군은 주한미군사령관 관할이 아니라 미 우주군 사령관 관할이다.

'미우주군의 한국우주군'을 '주한미군 우주군 구성군사령부'로 번역한 것은 미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병력을 ‘한국을 방어하는 병력’으로 포장하려는 의도이다. 실상은 주한미군과는 아무 상관없이 미본토의 우주군 사령관이 지휘하는 군부대를 한국에 들여놓으려고 것이다. VOA는 미국정부가 운영하는 매체이다. VOA한국어 홈페이지 역시 미국 정부가 운영한다. 주한미군이 관할하지 않는 미국 군대가 한국에 들어왔을 경우 초래될 수 있는 반대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 다분히 의도되고, 기획된 오역으로 보여진다.

▲ 비슷한 시기 주한미 군산공군기지에서 8전투비행단 소속 주한미군을 미 우주군으로 편입하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 비슷한 시기 주한미 군산공군기지에서 8전투비행단 소속 주한미군을 미 우주군으로 편입하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사실 미 우주군 소속 8명의 장병이 이미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되어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2021년 2월 3일 주한미군 부사령관 겸 미국 제7공군사령관인 스콧 플레어스는 미공군협회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한반도에서 우주군복을 입고 작전 중인 장병의 모습에 한국 공군도 매우 주목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미 우주군이 이미 한반도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당시 VOA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 내 제607항공작전센터(607th Air Operations Center)에 8명의 미 우주군 소속 장병이 복무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센터는 한반도 지역에서 항공작전을 관할한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 이후 소규모의 우주군 장병을 이 센터에 배치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 우주군이 한반도 들어올 계획이라는 최근 주한미군 측의 발표는 상당한 규모의 우주군이 배치된다는 것을 시사하며, 한국에 배치된 우주군으로 별도의 우주사령부를 신설함으로써 미 우주사령관이 직접 지휘하는 독립 편제를 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국에 신설되는 우주사령부는 미 우주사령부가 직접 지휘하는 MD 사령부인 것이다.

미국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는 윤석열 정부

이미 본지에서는 지난 한미일 프놈펜 공동성명을 분석하면서 한미일 3국이 “북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합의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것은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며,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 후속 조치가 바로 미우주군의 한반도 배치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후속조치는 무엇일까. 성주에 배치되어 있는 사드 부대가 한국에 배치되는 미우주군 산하로 편제되는 것이며, 그 다음 후속조치는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사드 체계를 통합하는 것이다.

우주군 한국 배치는 한국이 미국의 MD에 완벽하게 편입되는 것이며, 한미일 MD 체계가 통합되는 결과를 낼 것이다. 그 MD는 한국 방어가 아니라 미본토 방어이다. 미본토 방어를 위한 한미일 MD 체계가 완벽하게 구축되는 것이다.

윤석열 출범 이후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그 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촉진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불려가 당면해서는 러시아,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전지구적 전쟁 동맹’에 동참했다. 프놈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자위대가 한반도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고, 급기야 한국에 미국 우주군이 배치되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의 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한 군사적 조치라고 둘러대겠지만 미국 우주군이 막으려는 ‘북의 미사일 위협’은 한국이 아닌 미본토에 대한 위협이다. 미국의 목적대로 ‘북 혹은 중국의 미본토 미사일 위협’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미국은 마음놓고 전쟁을 벌일 것이다.

설령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더라도 미국의 MD에 완벽하게 편입되는 결과가 초래됨으로써 한중, 한러 관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우리 경제, 민생, 외교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땅을 미본토 방어를 위한 미국의 군사 기지로 내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한러, 한중 관계 악화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명박근혜 정부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미국의 신냉전 정책, 미국의 전쟁 정책을 이토록 완벽하게 집행하는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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