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몰고 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의 연기자욱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군은 또 ‘2022 태극연습’을 시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의 핵·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비한 지휘소연습(CPX)인 태극연습을 10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휘소연습이란 병력과 장비를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을 의미한다.

합참은 ‘2022 태극연습’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인데다 단지 지휘소연습이니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핵심 중에 핵심, CPX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연합훈련의 핵심은 지휘소 연습(CPX)’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판문점선언 이후 한미 군 당국은 대규모 실기동 훈련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은 단계에서의 실기동 훈련은 연 150회 이상으로 수시로 전개해왔다.

연합지휘소 연습(CPX)은 이런 소규모 실기동 훈련의 지휘체계를 수립함으로써 작전계획의 모자이크를 맞추는 핵심적인 연습이다. 소규모, 대규모로 진행됐던 모든 군사훈련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합지휘소 훈련(CPX)을 진행해 ‘워게임’ 방식의 전쟁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휘소 연습은 위험하지 않다는 등식은 성립할 수 없다.

연례적? 방어적?

합참에 따르면 이번 태극연습은 한국군 단독으로 진행한다. 올해 을지연습이 8월 한미연합 을지프리덤실드(UFS)와 병행하면서 태극연습이 4년 만에 다시 단독 연습으로 부활했다. 훈련 양태만 보면 꼭 ‘연례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또한 방어적이라는 주장은 더욱 구차하다.

한반도에 실시하는 모든 군사훈련은 한미연합사가 수립한 작전계획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예외는 없다. 이 때문에 태극연습을 설사 국군이 주도해도 미군의 개입은 불가피하다.

지난 3일 열린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작전계획 최신화가 발표되었다. 하지만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므로 이번 태극연습은 ‘작계-5015’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지난 2015년 한미연합사가 공개한 ‘작계-5015’는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이후에도 전면전과 국지전, 그리고 북(조선)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참수작전까지 포함된 대북 선제공격 계획이라는 점에서 ‘작계-5015’의 위험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22 태극연습’은 연례적이지도, 방어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지휘소연습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 때문에 한미연합사가 굳이 태극연습을 강행하는 이유를 대북 자극용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전쟁연습은 결코 평화를 선물하지 않는다. 정세 격화의 책임을 또다시 북에 전가할 목적으로 진행되는 ‘2022 태극연습’을 당장 중단하라.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